아디다스 2023년 1분기 실적 adidas FY23 Q1 Reports
어린이날인 5월 5일, 아디다스 그룹이 2023년 1분기 실적 보고(adidas FY23 Q1 Reports)를 공개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이지(YEEZY)의 재고 처리, 그리고 중화권 매출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밝히며 올 한해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아디다스 CEO인 Bjorn Gulden(뷔욤 굴든)은 23년 1분기가 예상보다 조금 나은 6천만 유로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지(YEEZY) 컬렉션을 제외한 매출 증가율이 9%를 기록했으며, 중화권 매출이 9% 감소 상태지만, 회복 중이라고 했다.
북미 지역의 매출은 20%를 기록했는데, 이지 컬렉션을 제외한다면 5% 감소라고 한다. 새삼, 아디다스에게 이지 관련 매출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특히나, 미국 시장에서 말이다. 전체적으로 세일을 많이, 꾸준히 때린 결과 재고도 줄고 있다(그래도 아직 넘친다고…).
2023년을 좀 힘겹게 보내고 있지만, 2004년과 2025년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라고 평했다. 이를 위해 올해 1분기에 제작 프로세스 간소화, 브레인스토밍, 공급망 개선, 도매/소매 업체와의 협력 개선, 제품 연구를 위한 노력 등의 시간에 투자했다고 한다.
아디다스는 결론적으로 올 한해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글로벌 1위인 나이키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현실은 만만치 않다. 모두가 그걸 알고 있지만 잘 안되는 게 문제다.
아디다스 시가 총액과 나이키 시가 총액은 5~6배 차이나는 상황이고. 안타 스포츠(ANTA)의 시가 총액도 아디다스를 뛰어넘는 상황이다. 아디다스가 스포츠 브랜드 글로벌 2위라고는 하지만 2위와 3위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언제나 뒤집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1위와의 격차는 물론,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볼 수 있는 승자독식(Winner takes-all)과 비슷해 보이는데, 모든 산업군에서 보이는 모양새다.
“I do think that we need to have a different business model than Nike,” Gulden said, explaining how Nike’s connection to “American street culture” makes sense for the Swoosh, given its global headquarters in the U.S. “We need to do it in a different way.”
adidas CEO Bjørn Gulden
이지 임팩트 YEEZY IMPACT
작년 10월, 칸예 웨스트와의 계약 종료(adidas Terminates Partnership with Kanye)의 여파는 예상보다 크다. 아디다스의 D2C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지 컬렉션 덕분이다.
북미 지역 매출 20% 하락도 이지 때문인데, 이를 대처하기는 사실 어려운 현실이다. 아디다스는 넥스트 플레이어로 피어 오브 갓과의 협업을 내세웠지만, 이지 임팩트(YEEZY IMPACT)만큼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워낙 센세이셜한 칸예 웨스트의 마법이였고, 지금만큼 스니커즈 신이 크게 달아오르지도 않은 상황이다.
바로 이전 아디다스 실적 보고에서 밝혔던 이지의 재고 처리에 관한 방안도 결정되지 않았다. 기부 형태로 판매하는 방법도 나왔었지만,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이지를 처리 안 할 경우 올해 영업손실 최대 7억 유로까지 예상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적어도 아디다스 그룹 차원에서는 폐기하는 것은 배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타이밍의 문제다. 하지만, 이지 신발을 판매하고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법, 재고 신발을 모두 꺼내 이지 브랜드를 제거하는 방법, 기부하는 방법(이건, 리셀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고민) 등이 있다고 한다.
아디다스 그룹은 정확한 이지의 재고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밝혀서 좋은 것도 없으니까.
새로운 희망 A New Hope
Y2K 스니커즈 – 삼바, 가젤, 스페지알
이지의 여파는 크지만, 아디다스는 여전히 많은 수의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다. Y2K의 열풍으로 다시 주목받는 삼바(Samba), 가젤(Gazelle), 스페지알(SPEZIAL) 등의 테라스 슈즈는 수요가 높은데, 공급량을 대폭 늘려서 할인으로 판매했던 이전 방식을 버리고 약간의 공급 조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그 공급량을 살짝 풀거라고 언급했으니… 어느 정도 정가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가능할 날이 다가온 것 같다. 뭐, 개인적으로 기업 DNA(공급 늘려서 세일가려 판매하는 아디다스의 방식)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 이것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절을 꾸준히 하는 게 더 좋긴 좋을 거라는 생각이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브랜드와의 협업
그리고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언급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에서 헤드라이너로 참여해 라틴 팝을 메인으로 올려놓은 배드 버니(Bad Bunny), 헤드라이너로 참여했지만 약간의 아쉬운 평가(이건, 배드 버니가 워낙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자)가 많은 블랙 핑크(BLACKPINK),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x adidas), 구찌(GUCCI x adidas) 등이 큰 화제를 만들었다고 했다.
피어 오브 갓의 메인 컬렉션에서 선보인 아디다스와의 협업 제품 노출은 SNS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라이프스타일과 퍼포먼스 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인데, 워낙 시간도 많이 들인 컬렉션이라 아디다스로서도 기대가 큰 것 같다. 제발, 그 기대가 좋은 결과로도 이어지길.
중국 시장의 회복
코로나19와 신장지구에서의 면화 생산 중지 발표로 인한 불매 운동 등,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 하락은 타격이 컸다. 글로벌 브랜드의 인기 하락과 동시에 중국 자국 브랜드의 선전은 더 많은 경쟁자를 만들어냈다.
아디다스는 중국 내 매출 증대를 위해 마라톤과 축구에 집중적으로 후원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중국 시장 내 판매되는 의류 제품의 50%를 특별 디자인 제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10%가 현지에서 디자인되고 있는데 이를 50%로 끌어올린다는 것.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을 위한 노력은 내부 문화의 변화에서도 보인다고 한다. 아디다스 중화권을 담당하는 아드리안 시우(Adrian Siu)는 내부 회의에서 영어가 아닌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한다는 것.
사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구성원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흐름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렇게생각해보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회의 시간에 영어보다 한글을 선호한다고 해보자. 물론, 탑다운 방식이라 한계는 있겠지만, 구성원의 마인드 세팅이 달라질 수 있다.
아무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