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톡이 선정한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 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매해 상반기가 끝나는 시점과 연말에는 각종 미디어에서 베스트 시리즈 콘텐츠를 발표한다. 개인에 따라, 매체에 따라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색다른 재미를 주는데, 슈톡도 이에 동참해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 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를 선정했다. 뭐, 우리라고 못 할게 있나?
현재 슈톡을 만들어가는 3명의 에디터가 각자의 취향과 기준에 따라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3가지를 선정했고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다행히 겹치는 신발이 하나도 없다.
요즘 어디를 가나 한 개의 브랜드만 논하고, 모두가 유행하는 같은 신발만 찾는 건 이제 지겨우니까. 다양성이야말로 국내 스니커즈 신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나마 고르게 나왔다. 그리고 에디터 마다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아직도 2~3개 브랜드만 드러나는 한계가 있지만, 올해 연말에 선정할 베스트 스니커즈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그럼, 슈톡이 선정한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를 재미있게 즐겨주시길.
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by Gookshoe
– 국슈의 선택 1 : 살로몬 ACS Pro
Model : Salomon ACS Pro Color : Lunar Rock/Goji Berry Style Code : L41553700 Release Date : 2022.Feb.15
살로몬의 쐐기 박기
Gookshoe
고프코어(Gorpcore/캠핑, 하이킹과 같은 야외활동용 의류에서 영감을 받은 옷 스타일) 트렌드와 함께 부상한 살로몬(Salomon)의 인기는 대표 모델 XT-6과 XT-4, XT-WINGS 등이 견인하였다. 어느 정도 트렌드가 절정에 다다라 피로도가 약간 느껴질 때쯤 발매된 ACS PRO는 새로운 느낌의 실루엣으로 인기를 얻었다.
2021년 12월 처음 발매된 Metal Frost Grey 컬러에 이어 2월에 발매된 Lunar Rock Goji 컬러는 모델의 근간인 2004년 발매한 GCS PRO의 오리지널 컬러를 가져왔다. 가끔 Zoom Vomero 5와 비슷한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Zoom Vomero 5는 2010년 첫 발매되었다.
그리고 하나 더 재미있는 사실은 GCS PRO의 디자이너가 Air Max 97, Zoom Spiridon, Mercurial R9 등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크리스찬 트레서(Christian Tresser)라는 점이다. ACS PRO는 과거의 유산을 현재 세대에게 선보이며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살로몬의 행보에 더욱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
– 국슈의 선택 2 : 아크로님 나이키 블레이저 로우
Model : Acronym Nike Blazer Low Style : DO9373-001/DN2067-600 Release Date : 2022.Feb.10
새로운 스니커 커스텀의 발견
Gookshoe
기능적 요소를 중점으로 의류를 만드는 아크로님(ACRONYM)답게 나이키와의 협업 또한 새로운 구조와 기능으로 비롯된 독특한 디자인으로 매번 많은 인기를 얻었다.
올해 초 발매되었던 블레이저 로우의 가장 큰 특징은 뒤꿈치 부분을 교체할 수 있는 점이다. 추가로 증정되는 파츠 뿐만 아니라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있는 스니커 샵 Solebox에서ACRONYM DYNAMICS LAB이라는 워크샵을 개최하였고, 참가한 소비자들이 제공된 3D 도면 파일을 기반으로 각자의 개성이 담긴 형태를 만든 뒤 3D 프린트로 제작하였다.
스니커 커스텀이 3D 기술과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가 큰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 국슈의 선택 3 : 나이키 에어 트레이너 1 캑터스 잭
Model : Nike Air Trainer 1 Cactus Jack Style Code : DR7515-200 Release Date : 2022.May.27
어찌됐던 주목 받은 에어 트레이너 1
Gookshoe
에어 트레이너 1은 비주류 모델이다. 하지만 나이키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모델이다. 사실 그 이유를 여러 줄 썼다가 지웠다. 그래 봤자 비주류는 비주류니까.
그런 신발을 나이키와 협업하는 인물 중 가장 주목받는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과 협업 모델로 발매한다니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큰 틀은 원래 형태를 유지하면서 소재와 일부 패턴 등은 현대에 맞게 수정되었다.
원래의 것과 아예 다른 모양의 아웃솔은 존 맥켄로를 위해 제작했던 테니스용 아웃솔을 가져왔다. 트래비스 스캇 협업 모델의 특징인 작은 주머니들이 숨겨져 있고, 비가 올 때 붙일 수 있는 덮개가 큰 특징이다.
그 덕분에 곳곳에 붙어있는 스냅 단추들 또한 개성을 더해준다. 디테일이 정말 좋다. 오리지널 컬러인 엽록소(chlorophyll)을 약간 변형시킨 컬러와 트래비스 스캇 협업에서 주로 쓰이는 브라운 계열의 컬러 두 가지가 발매되었다.
하지만 발매 전 뜨거웠던 반응에 비해 현재 거래가격은 정가 이하 수준이다. 어찌 됐든 나이키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모델 중 하나인 에어 트레이너 1을 주목받게 해줬다.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본인이 부여하는 의미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by Logan
– Logan의 선택 1 : 에어 조던 1 로우 골프 시리즈
Model : Air Jordan 1 Low Golf series(Chicago, Wolf Grey) Style Code : DD9315-600/DD9315-002 Release Date : 2022.Jan.14
신발 가격 하락의 신호탄
Logan
2022년 1월 14일 발매 당시 신세계 대구 백화점에서의 오픈런 동영상은 한국의 스니커즈 광풍을 전 세계에 알렸으나, 하늘 높이 오르고 있던 신발 가격 거품이 꺼지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증권시장에 아기 엄마가 등장하면 시장에 거품이 가득하다라는 신호듯이, 몇만 원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제는 시장이 피크에 올랐다라를 반증해준 사건이었고, 그 중심에는 조던 1 로우 골프화가 있었다.
– Logan의 선택 2 : W 에어 조던 1 엘리베이트 로우
Model : W Air Jordan 1 Elevate Low SE White and Wolf Grey Style Code : DH7004-100 Release Date : 2022.Feb.25
롤에 이어서 드로우도 여성 시대
Logan
몇 년 전부터 조던은 여성 고객을 이끌어 들이기 위해서 큰 노력을 했지만, 새로운 제품이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여성 버전이거나 그냥 사이즈를 줄여서 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던 1이라는 헤리티지를 여성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서 변화시켜 출시했고 매우 성공적이었다.
특히, 컬러를 디올 맛으로 뽑으면서 여성 소비자들이 드로우에 적극적으로 참전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 Logan의 선택 3 : 조던 2 유니온 레트로 SP
Model : 조던 2 유니온 레트로 SP Jordan 2 x Union Retro SP Grey Fog Style Code : DN3802-001 Release Date : 2022.Apr.21
훌륭한 2번 타자
Logan
조던 넘버링 중에 절대적인 비인기 제품 조던 2와 조던 15 중 하나인 조던 2가 버질 아블로의 심폐 소생술로 살아났다. 버질이 조던 2를 만진다고 했을 때 다들 괜히 그런걸 건드려서… 했었는데, 그는 버질이었다.
조던 2 넘버링이 살아났고, 그 기세를 유니온 스토어가 받아 조던 2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누가 조던 2를 리셀 시장에서 돈 주고 살 것으로 생각했던가?
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by Adi Jang
– Adi Jang의 선택 1 : Y-3 TN C1
Model : Y-3 TN C1 Style Code : GX1087 Release Date : 2022.May.10
실험은 성공, 판매는 실패
Adi Jang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의 만남의 최고 절정 Y-3 컬렉션은 언제나 내 베스트 중 하나다. 올해가 Y-3 20주년이라 상당히 기대했지만, 역시나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그래도,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Y-3 TN C1이라는 요상한 신발이 있다.
이 신발은 Makura라는 이름도 붙었는데, 마쿠라(Makura)라는 뜻은 일본어로 ‘나무나 물체 따위가 휘거나 꺾어지거나 넘어지지 아니하도록 받쳐 주는 나무’라고 한다. 정말로 그 이름 그대로 든든한 생김새가 인상적인데, 실제로 신으면 두툼한 스폰지 같은 엄청난 두께의 미드솔을 느낄 수 있다.
거참, 얼마나 든든한지. 곰 발바닥 실내화를 신은 실루엣을 보여주고 걸을 때마다 신발의 거대한 부피감 때문에 서로 부딪히는 장관이 연출될 정도다.
덕분에 이 신발을 신고는 넘어질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약간, 아니 많이 과장해서 마이클 잭슨이 Smooth Criminal에서 선보였던 앞으로 기울이는 반중력 춤/퍼포먼스가 가능할 정도의 기운이라고 할까?
우리… 그런 경험 흔치 않지 않다. 왜 그런가 하니, 디자이너 Aurélien Longo는 어린 시절 신발을 볼 때 미드솔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확인하고 그 감도가 좋을수록 멋진 신발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하, 그래서 요런 실험을 해보셨구나~
디자이너의 개인 경험과 요지 야마모토의 스타일링, 이를 믿고 밀어준 Y-3 컬렉션의 실험작이자 디자이너 Aurélien Longo가 만들어낸 최고의 신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두툼한 미드솔만큼이나 잘 팔렸으면 좋겠는데, $450(599,000원)의 리테일 프라이스가 발목을 3번은 잡은 듯. 아니 5번?
– Adi Jang의 선택 2 : 웨일즈 보너 아디다스 컨추리
Model : Wales Bonner x adidas Country Style Code : GY1702 Release Date : 2022.June.4
찰진 가죽 기름이 아주 그냥 마구 흐른다
Adi Jang
디자이너 웨일즈 보너(Wales Bonner)와 아디다스의 협업 컬렉션은 요즘 내 베스트 중 하나인데, 요즘 패피들에게 간택되는 것 같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지난 시즌에 비해 정말 엄청나게 늘어난 후기들을 볼 수 있다, 이전 시즌과 그 이전 시즌에는 0에 가까웠는데.
이번 시즌에 함께 나온 삼바(Samba)도 좋지만, 그보다 요 웨일즈 보너 아디다스 컨추리(Wales Bonner x adidas Country)가 쫀득하고 기름진 가죽 질감과 함께 고급스러움이 넘쳐 흐르는 멋진 신발이다.
질리고 질릴 수 있는 아디다스의 클래식 아이템 컨추리 스니커즈를 이렇게 새끈하게 만들어낸 웨일즈 보너의 실력은 역시나 보통이 아니다. 그녀가 만들어낸 컬렉션 피스들이 아디다스와 유독 잘 어울리기 때문에, 아디다스나 웨일즈 보너 모두가 윈윈인 협업이 되고 있어 상당히 보기 좋다. 앞으로 10년 정도만 더 하시길.
– Adi Jang의 선택 3 : 카시나 나이키 에어맥스 원앙
Model : Kasina x Nike Air Max 1 Wonang Style Code : DQ8475-800/DQ8475-001 Release Date : 2022.June.22
카시나 25주년의 이정표, 성공적
Adi Jang
대한민국 1세대 편집샵 카시나 나이키 에어맥스 원앙(Kasina x Nike Air Max 1 Wonang)은 컨셉에 맞추어 더블 릴리즈 형태로 제작과 발매, 뛰어난 디테일이 돋보이는 신발이다. 국뽕을 떠나 상당히 신경 쓴 신발이라 세계 무대에서도 상당히 주목받았으리라.
지금은 정가 이하의 리셀 가격이 형성되어 실착러들에게 더욱 좋은 신발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 카시나 협업 제품이 기대되게 해주었다. 그 가.능.성.을 보여준 카시나의 역작 아닐까?
무엇보다 에어맥스 원앙은 2개의 색상을 구매해서 1짝씩 짝짝이로 신어야 더 제대로 된 멋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 그리 생각하나? 그게 컨셉 아님?
Final
이로서 슈톡 에디터 3명이 선정한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Best Sneakers in the First Half of 2022) 총 9개를 소개했다. 누군가는 공감을 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 아무렴 어떤가, 저마다의 배경과 눈높이, 기준,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그대로 즐기자. 그게 또 리스트라는 포스팅의 매력이다.
그럼, 올해 연말에 하반기 베스트 스니커즈와, 2022년을 통틀어 선정하는 베스트 시리즈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