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웨일즈 보너 Grace Wales Bonner
영국 센트럴 마틴 출신의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Grace Wales Bonner)는 영국인 어머니와 자메이카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자란, 흑인의 문화와 정체성을 패션으로 풀어내는 매력적인 디자이너다.
디자이너 웨일스 보너는 2014년,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 졸업작품 ‘아프리카(Afrique)’ 컬렉션으로 ‘로레알 프로페셔널 탤런트 프라이즈(L’Oreal Professional Talent Prize)’를 받아 패션 신에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Wales Bonner를 런칭하며 창작 활동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고, 2015년 ‘영국 패션 어워드(British Fashion Awards, Emerging Menswear Designer), 2016년에는 25살의 나이로 웨일스 보너(@walesbonner)는 LVMH 그룹에서 매년 주최하는 LVMH Prize에서 2016년 우승자로 선정되어 그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영국패션협회/보그 디자이너 패션 펀드 수상 Winner of the British Fashion Council/ Vogue Designer Fashion Fund (2019),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에서 International Men’s Designer of the Year(2021)까지 수상하며 어나더레벨 수준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패션 디자인학과 교수
웨일스 보너(Grace Wales Bonner)는 2020년부터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응용 미술 대학교의 패션 디자인학과 교수(Head of the Department of Fashion Design at the University of Applied Arts, Vienna)로의 삶도 병행하며 창작 활동을 꾸준히 진행한다.
불과 1992년생인 그녀는 만 30세가 되기도 전에 후학 양성이라는 또 다른 길을 만든 것인데-철학자 니체는 24세에 교수가 되었다, 물론 국내 정서/환경 상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미 선배 패션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헬무트 랭(Helmut Lang), 질 샌더(Jil Sander), 라프 시몬스(Raf Simons)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빅토르 롤프(Viktor & Rolf) 등이 비엔나 응용 미술 대학교의 패션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은 바 있으니, 탑 레벨의 선배들과 같은 길을 가는 셈이다.
이건 비엔나 응용 미술 대학교의 패션학과 특성이 트렌디한 패션 디자이너를 교수로 모시는 성격도 조금은 반영된 셈이다. 물론, 그것도 아무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닌 것은 분명하게 하자. 마침 2023년의 입학시험 공고가 있으니, 관심 있는 패션 디자인 학도라면 참고해볼 것.
웨일즈 보너의 스타일링
브랜드 Wales Bonner에서는 흑인 문화를 중심으로 트레이닝복에 테일러링을 접목한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레이스와 자수, 치밀한 디테일 등이 포인트인데, 트랙슈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어 넘사벽 가격을 만들어 버린다.
보통 트랙슈트 1벌 세트가 $1,000~1,500 수준이니 뭐. 누군가 보면 츄리닝에 불과한 옷일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그 실루엣과 디테일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옷은 대체로 슬림하고 바지의 경우 기장이 긴 편이라, 결코 아시아 체형에 어울리는 옷은 아니다.
하지만, 옷은 정말 예쁘다. 무엇보다 색감이 참 좋은데 흑인 문화에 관한 연구가 배경이어서인지 특별한 느낌이 있다. 웨일스 보너의 옷이 어울리는 길고 슬림한 체형의 몸을 지녔다면 한번 실제 경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A Magazine Curated by GRACE WALES BONNER
2021년 10월, 개인적으로 최고의 패션 매거진이라 생각하는 A Magazine Curated By에 큐레이터로 초대되어 자신만의 책을 만들었다. Rhapsody In The Street이라는 제목이 붙은 22번째의 A Magazine 서적에서는 200페이지에 걸쳐 그녀의 관심사와 연구 결과들을 엮었다.
웨일스 보너(Grace Wales Bonner)의 흑인 문화에 관한 연구서 혹은 묶음이라 할 수 있는데, 시나 수필, 초상화, 사진과 자신의 컬렉션에 관한 조각들을 모았다.
아디다스와의 협업 adidas originals by Wales Bonner
아디다스는 웨일스 보너와의 협업 컬렉션(adidas originals by Wales Bonner)을 2020년 11월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연초에 있었던 런던 패션 위크 기간에 Wales Bonner의 컬렉션 런웨이에서 선보였던 협업 의류와 신발을 선보였다.
국내에도 정식 발매되고 있지만 수량이 무척 적어 바로 구매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참고로, 편집샵 케이스스터디에는 신발이 사이즈당 1족씩 들어왔다. Wales Bonner 컬렉션 제품들이 비싼 때문인지, 아디다스와의 협업 제품들도 가격대가 아디다스 제품치고는 높은 축에 속한다.
아디다스와의 협업 컬렉션의 트랙슈트 1벌 값이 약 70~80만 원 수준인 걸 보면 상당히 저렴하게 발매된다고 봐야 한다. 메인 컬렉션 제품은 150만 원 이상이니까. 가장 최근인 아디다스 x 웨일스 보너 SS2022 컬렉션은 이달 초에 발매되었는데, 역시나 매력적인 색감과 디테일이 좋은 스니커즈가 포함되었다.
아디다스와 4번 차례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아디다스를 대표하는 신발-삼바(Samba), SL 72(Super Light 72), 재팬(Japan), 컨추리(Country), 니짜(Nizza)-를 재해석했는데 디테일과 완성도가 좋아 강력하게 추천한다.
다양한 활동
2019년 1월, 웨일스 보너(Grace Wales Bonner)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에서 전시회 레이스 웨일스 보너: 새로운 꿈을 위한 시대(Grace Wales Bonner: A Time for New Dreams)를 큐레이션 한 바 있다.
전시에서 그녀는 영감을 받았던 것들, ‘흑인 문화’를 중심으로 모아둔 프로젝트였다. 관객 참여 프로젝트를 여럿 선보여 직접 경험할 수 있게끔 했다고 한다. 창작 활동으로도 무척 바쁜 와중에도 본인의 뿌리에 관한 연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흑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애정과 창작의 영감의 근원이기 때문일테다. 우리가 매일 스니커즈 소식에 눈을 켜고 보는 것과 다를것 없이 말이다. 사실, 그녀를 보면 흑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 피부색을 가졌지만, 우리가 또 피부색만 보고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험영화 Practice
2017년, 웨일즈 보너(Grace Wales Bonner)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의 포토그래퍼 할리 위어(Harley Weir)와 함께 러닝 타임 11분이 넘는 실험 영화 Practice를 제작했다. 남아프리카 출신의 발레리나 Leroy Mokgatle가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여러 흑인이 춤추는 모습을 고루 담았다.
이외에도 꾸준하게 책과 영상을 제작하는데 역시나 흑인에 대한 정체성을 담아낸 결과물들의 연장선에 있다.
기타 ETC.
웨일스 보너(Grace Wales Bonner)는 스포티파이를 통해 플레이리스트도 공유(Spotify Playlist)하고 있다. 그녀가 즐겨 듣거나, 추천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확인해볼 것.
국내 몇몇 편집샵에는 메인 컬렉션 Wales Bonner의 제품들이 입고된다, 발품을 팔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