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이너, 스니커즈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데이비드 박(David Park, @lookrichasfuuu)님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Interview with Graphic Designer David Park)를 소개합니다.
데이비드 박(David Park)님은 지난 3월,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진 미국 아동 의류 브랜드 we are little giants와 함께 스니커즈매니아의 자녀를 위한 알파벳 교재 ABC’s for the Little g’s Vol.1(ABC’s for the Little g’s Vol.1 for Sneakerhead Kids)를 출간하였습니다.
weloveadidas.com을 통해 5월 첫 이 책을 소개한 이후, 나름 어렵게… 최근 직접 구매해서 책을 만나 볼 수 있었고 그 이후에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사실, 5월부터 데이비드 박(David Park)님이 바로 인터뷰를 허락해주셨지만 인터뷰어(Interviewer) 입장에서 책을 확인도 못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하다 생각해서 비교적 늦게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이(Interviewee) : 데이비드 박(David Park, @lookrichasfuuu)
인터뷰어(Interviewer) : Adi Jang (weloveadidas.com 디렉터)
데이비드 박(David Park)님이 이야기하는 The Little G’s
안녕하세요. 약 4개월 전 처음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고 오랜만에 다시 인사를 드립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뉴욕에 사는 David Park(@lookrichasfuuu)입니다. 그래픽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고 있구요, 현재 Complex Media에서 모션그래픽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2017년 2월? 3월에 발매된 Abc’s for The Little G’s by David Park Book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David Park님의 그림이 담긴 책이 나오게 되었는지, wer are little giants 브랜드는 아동복 브랜드인데 어떻게 책을 발간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옷, 신발, 미술, 음악, 옌예뉴스 등에 관심이 많아서 매일 인터넷으로 그런 뉴스를 접하곤 하는데, 재미있는 뉴스나 맘에드는 신발등이 보이면 그 그림을 그려서 SNS(@lookrichasfuuu)에 올립니다. 지금 이런 작업을 시작한지 약 5년 됬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인스타그램으로 Ivan Rivera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Ivan은 Little Giants/Giant Shorties라는 브루크린에 아동복 브랜드를 운영하는데요, 알고보니 제가 아는 꽤 유명한 사람들이 그 매장에서 쇼핑하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Miss Info(DJ, 스타일 디렉터, @missinfo), Coltrane Curtis(MTV VJ, Complex 에디터, @coltranecurtis), Angela Simmons(신발 디자이너, @angelasimmons), DJ Khaled(뮤지션, @djkhaled) 등등, 저에게 같이 아이들을 위한 알파벳 책을 내자고 제안해왔습니다.
그림 그리는건 좋아하지만 그 그림들을 스티커, 프린트, 책 등으로 만드는 법을 모르는 저한테는 너무나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우리 둘다 90년대부터 스니커즈, 옷, 힙합, 그래피티 등을 좋아해서 대화와 계획은 아주 빨리 진행됬습니다. 저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맡고 Ivan은 책의 편집과 프로덕션, 판매등을 맡기로 했습니다.
그 후, 2016년 11월에 시작해서 2017년 3월에 정식으로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치는 책인데 각 글자마다 인기있는 스니커즈 그림이 있어서 교육적이면서도 아이들이 쉽게 스니커즈 컬쳐를 접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현재 30대인 우리 세대가 몸소 체험한 스니커즈 컬쳐를 지금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면서 제작했습니다.
책에서는 아디다스 신발은 총 4개 – Ewing, 슈퍼스타(Superstar), Xeno, 이지 부스트 350(Yeezy Boost 350)이며, 나이키(Nike), 퓨마(Puma), 아식스(Asics), 팀버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스니커즈가 알파벳 26자에 맞게 하나씩 소개됩니다. 그 제품의 선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Ivan Rivera과 저, 둘다 스니커해드들이기 때문에 어떤 스니커즈들이 인기있고 레어한지 잘 압니다. (참고로, Ivan을 어릴때부터 스니커를 모아왔고 현재는 집에 자리가 없어서 큰 창고를 빌려서 거기에 모든 신발들을 컬렉션합니다.) 우선은 각자가 따로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직접 만나서 여러번의 미팅을 통해 각 글자에 어떤 모델이 가장 적합한지 선택을 통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책을 읽게될 아이들이나 부모님, 어린 스니커해드들과 OG들을 다 고려했습니다.
little giants와 일하는 과정은 어땠나요?책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재미있었거나 힘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 프로젝트는 작년 11월에 시작되었는데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Ivan이 자신의 브랜드 옷을 만들때 쓰는 공장이 책도 만들수 있다고 해서 그들과 같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각자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하였고 저는 일러스트레이션만 담당하였습니다.
그해 크리스마스까지 저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은 마무리 되었고, 2017년 1월에 2번의 샘플 도서를 받아본 후 2월에 드디어 저희가 주문한 초판이 나왔습니다. 제대로된 출판사도 없고 후원자도 없는 저희들은 인맥이나 SNS를 의지해야 했습니다. 책의 홍보를 기대하면서 그 책들을 전부 저희가 아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책을 나누어 드렸던 분들의 홍보로 인해 책이 tease가 되었고 3월에 정식으로 발매(release) 되었습니다.
재미있었던건, 처음부터 계획은 총 700권 정도 만들어서 팔고 2권으로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3월에 1,000권을 주문한 뒤 판매를 시작했을때 발매 40분 만에 책들이 다 팔렸습니다. 그걸 본 Ivan은 바로 2,000권을 더 주문했고 그 다음달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정말 기대도 안했던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거웠군요. 그렇다면, 이 시리즈의 2, 3탄이 발매될 수 있을까요?
시장의 반응이 생각외로 너무 좋았습니다. 책을 만들때 주로 스니커를 모으는 남성을 대상으로 그들이 인정할 만할 책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구입자의 70%가 갓 출산한 어머니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이 자녀들을 위해 구매했고 또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면서 널리 홍보가 된거 같습니다.
SNS로 소식이 퍼지면서 미국에 있는 여러곳의 멀티샵 등에서 판매되었고, 점차적으로 꼴레뜨(Colette) 등 유럽 전역에 판매 되었습니다. 이후로 그런 매장들과 친분이 생겨서 같이 책 사인회나 작은 강의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 박(David Park)님의 스니커즈 일러스트
책 한권이 많은 놀라움을 안겨주었네요 ㅎㅎ 제가 보기에, 다른 스니커즈를 전문으로 다루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의 차별점이라고 해야할까요? 유럽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아니 대부분의 스니커즈 일러스트들을 보면 사실적으로 그리는게 많은 편인데, David Park님의 작업은 애니메이션/만화 같은 느낌이라 더 친숙하고 재미있습니다. 이러한 작업 스타일을 갖게 된 계기나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strong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모든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는 저만의 스타일을 찾을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실적으로도 그려보고 아주 심플하게도 그려보고… 아직도 많은 고민과 노력중이지만 현재 어느정도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은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드래곤볼, 슬램덩크, 코난, 심슨즈 등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워낙 성격이 심각한 것을 싫어하고 재미있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저의 스타일과 톤을 만화적인 느낌으로 표현하여 오늘의 뉴스나 트랜드를 풍자하는 그림을 그립니다. 저의 일러스트레이션에는 멋있는 사람들보다는 유머러스하고 과장된 그림들이 많습니다.
최근 한국에도 스니커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는 분들이 눈에 띄고 있고 스니커즈 씬이 커지면서 이러한 일에 관심이 가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업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스니커즈 씬이 커지면서 이 쪽으로 일하시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는 작은 문제중 하나는 똑같은 스타일과 룩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깨끗하고 심플한 일러스트레이션도 좋지만 이것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각자의 개성적인 스타일에 더 관심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더 유니크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스니커즈 일러스트의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David Park님의 포트폴리오, 작업물들을 보면 모든 작업을 펜을 기본으로 진행하시는 것 같습니다. 즐겨 사용하는 도구는 어떤건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펜으로 시작해서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으로 끝냅니다. 펜의 종류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펜을 찾는중에 몇 년전 일본에서 저와 잘맞는 펜을 찾게 되어 계속 쓰게 되었습니다.
펜으로 밑그림(잉킹)을 마친후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에서 칼라링 등을 합니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로 작업한 깨끗한 선들을 좋아하시는데, 저는 불규칙한 선을 선호합니다. 일정하지 않은 선들로 사람적인 감성을 전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Complex에서의 생활
스니커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유명하시지만 모션그래퍼로의 경력이 돋보입니다. 현재, 미국의 유명 미디어, 웹진 Complex에서 모션그래퍼로도 일하고 계십니다. 현재 Complex에서 담당 업무와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Complex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위키를 참조하세요)
저는 10살때부터 그림을 그렸습니다. 전문적으로는 배우지 않았지만,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때 힙합과 스트릿 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학교에서는 모션그래픽을 전공했습니다. Complex는 이런 팝 컬처(Pop Culture)를 다루는 회사라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을 좋아하며 현재 Complex의 마케팅 부서에서 영상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Complex는 워낙 유명한 곳이고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많이 이루어질 것을 예상되어 꽤나 재미난 곳일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의 생활도 궁금합니다.
Complex에는 Complex만의 오리지날 프로그램들 Sneaker Shopping, Hot Ones, Full Size Run 등도 있고, 플랫폼이 크기 때문에 여러 브랜드들과 캠패인과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합니다. 저는 포스트 프로덕션(후반 작업)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속해 있고 다양한 브랜드들과 같이 일할때 촬영감독, 프로듀서, 편집자들과 협업하면서 필요한 애니메이션이나 크레이티브 디렉션을 맡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자주 미국 연예인이나 가수,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마크 제이콥스와의 루이 뷔통(Louis Vuitton x Murakami Takashi),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함께 작업한 그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아티스트들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스니커즈 일러스트레이터로 워크샵을 진행하는 모습 그리고 최근 뉴발란스(New Blance)와의 그래피티 작업을 볼 수 있었습니다. 회사일과의 병행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도 쉽지는 않을텐데, 대단하십니다. 다른 브랜드들과의 협언은 어떠셨나요?
회사에서는 모션그래픽만 하기때문에 모든 일러스트레이션과 관련된 일은 회사 밖에서 이루어집니다. 뉴욕 안에서 여러분야로 크레이티브한 사람들올 만나고 그런 인맥들을 통해 같이 일하곤 합니다. 나이키(Nike), 키스(KITH), 아디다스(adidas), 팀버랜드(Timberland), 뉴발란스(New Balance), 빌리어네어 보이스 클럽(Billionaire Boys Club) 등의 브랜드들과 작업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경우가 저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옷이나 프린트, 스티커 등을 제작하기도하고 가끔 이벤트나 행사 당일에 라이브로 그림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진행하셨네요. David Park 님이 생각하시는 인상적이였던 협업 프로젝트가 무엇일까요?
많이는 생각이 안 나지만… KITH에서 Nike와 같이 한 이벤트가 기억이 납니다. 그때 신발을 구입하신 모든 분들에게 직접 케리커쳐를 그려드렸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스니커즈를 테마로 한 책을 만드셨으니 당연히 스니커즈를 좋아하실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David Park님이 소장중인 스니커즈는 몇 켤레인가요? 그 중에 가장 좋아하거나 아끼는 스니커즈는 어떤 것인가요?
현재 저는 약 200켤레 정도의 스니커즈를 소장중입니다. 그중에 요새는 나이키 아크로님 프레스토(Nike Acronym Presto), 나이키 x 슈프림 슙템포(Suptempo), 아디다스 NMD HU,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350(Yeezy Boost 350) 등을 즐겨 신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weloveadidas의 인터뷰인만큼, 갖고 계신 아디다스 제품은 어떤 것들인지 안 물어 볼 수가 없습니다. 아디다스 제품 중 제일 좋아하는 모델을 소개해주세요 ㅎㅎ
저는 스니커즈를 유행에 따라서 신게 되는거 같습니다. 몇년 전에는 스탠 스미스(Stan Smith)만 신다가(2014년에만 12켤레를!!!) 그뒤로 이지 부스트(Yeezy Boost), 울트라 부스트(Ultra boost), 그리고 최근에는 NMD를 자주 신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데이비드 박(David Park)님께 감사드립니다.
추가 #1 – 컴플렉스(Complex)
컴플렉스(Complex)는 2002년 종이잡지로 시작하여 현재는 온라인 미디어로 발전한 미국 뉴욕에 본거지를 둔 미디어 그룹입니다. 스니커즈, 스포츠, 팝 컬처, 음악, 스타일, 라이프, 연예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뉴스 뿐만 아니라 자체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여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하는 기업입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서는 뉴욕에 위치한 가치있는 기업 30에 뽑히기도 하였습니다. 국내에도 알려진 스니커즈 매거진 Sole Collector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추가 #2 – David Park 인스타그램
데이비드 박(@lookrichasfuuu)님의 인스타그램에는 라이브 스케치 영상과 다양한 그래픽디자인, 일러스트가 수시로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팔로잉 해보세요.
추가 #3 – David Park 포트폴리오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