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와 크림 엔드게임 MUSINSA x KREAM Endgame
이 글 무신사와 크림 MUSINSA x KREAM Endgame은 지난 2월 말,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 이후, 약 한 달이 조금 넘은 4월 1일 각사의 입장문이 공개되며 종지부를 찍은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1월 중순쯤 크림의 에센셜 가품 공지, 그리고 2월 말, 무신사의 반박 입장문이 공개되며 사건이 커지기 시작했고,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는 잠잠하던 국내 패션/리셀 시장에 큰 파장을 주었다.
크림 KREAM은 4월 1일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 시간에 ❝[공지]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관련 최종 안내❞라는 게시글을 공지했다. 지난 2월 25일, 크림과 무신사의 논란 이후 정식으로 에센셜 브랜드의 제조사 ‘피어오브갓(Fear of God, LLC)’ 본사에 논란의 제품을 의뢰했고,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크림 KREAM은 피오오브갓의 본사 생산총괄 부사장 Jeff Lazaro의 검토 내용은 정품과 다르다는 의견과 함께 자신들이 가품 판정을 내렸던 결론이 맞았음을 피력했다. 브랜드 제조사로부터 받은 공식 문서의 이미지를 공개함으로써 이 논란의 종지부가 내려졌다.
크림의 공지 이후 몇 시간 뒤에 무신사는 ❝에센셜 정품 판정 결과에 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새로운 공지 글을 공개했다. 내용인즉슨, 무신사 측 역시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LLC)으로부터 본사가 판매한 에센셜 제품에 대해 정품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무신사 MUSINSA는 즉시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할 것을 약속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로써 이번 무신사와 크림 사이에서 벌어진 에센셜 티셔츠 가품 이슈는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무신사와 크림 엔드게임 MUSINSA x KREAM Endgame…
빅 데이터로 승부를 낸 크림 Big Data with KREAM
크림 KREAM은 서비스 출시와 함께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70만 명의 가입자 수를 만들고, 누적 거래액 7천억 원을 만들며 유례없는 성장 속도와 서비스 완성도로 국내에 손꼽히는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했다.
무료 택배와 수수료 지원이라는 미끼를 바탕으로 엄청난 거래를 만들었고, 이는 그대로 크림의 검수 능력 데이터와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아졌다. 크림이 밝혔듯이 Essentials 제품 검수 약 8만 건, 20SS 티셔츠 제품만 약 3천 건가량을 검수 진행이라는 큰 결과물을 얻었고, 빅 데이터 Big Data라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크림 KREAM은 빅 데이터 Big Data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과 분류 Data Analytics Service를 통해 정가품 검수의 고도화를 만들었다(에센셜 티셔츠 단품만 3천 건인데, 신발에 대한 거래 건수는 뭐 하나씩 계산해보는 게 피곤할 수 밖에…. 인정합니다, 크림).
꽤 인정할만한 빅 데이터를 장착한 크림은, 이커머스로 성장하고 2조 원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 성공 가도를 달리는 무신사 MUSINSA의 벅찬 신규 사업 무신사 부티크 Musinsa Boutique에 태클을 걸었다.
이미 스탁엑스 StockX의 아시아 시장 공략에 가장 큰 상대로 성장한 크림의 태클은 꽤나 깊었다. 자기네들의 검수 데이터로 아주 작은 옷핀까지 증거 사진으로 내세울 정도로 꼼꼼함을 보였는데, 간략한 글과 함께 이를 뒷받침 해주는 정가품 사진에 대한 비교는 그 누가 봐도 설득력에 힘이 실렸다.
브랜드 본사 생산총괄 부사장 Jeff Lazaro의 검토 내용에 따르면, 해당 개체는 라벨 및 립의 봉제방식, 로고(아플리케), 브랜드택 등에서 정품과 상이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지난 2월 KREAM이 공개했던 검품 기준과 동일합니다.
크림(KREAM)
무신사 자존심에 스크래치 MUSINSA pride was hurt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자랑하는 무신사의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를 준 사건으로 기록될 테다.
무신사 MUSINSA는 살짝 부끄러웠는지, 크림과 모종의 협의가 있었는지, 법적 이슈의 최소화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4월 1일 가품 논란에 대한 글 ❝에센셜 정품 판정 결과에 관해 알려드립니다❞을 공개함과 동시에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문, 2월 22일 무신사 뉴스룸에 공개된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된 ‘에센셜’ 상품에 대한 네이버 크림의 근거 없는 가품 판정과 관련해 알려 드립니다❞의 원글 https://newsroom.musinsa.com/newsroom-menu/2022-0222-00을 삭제했다.
크림이 아닌 네이버 크림이라고 콕 꼬집었던 제목, 비즈니스 메일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형식과 문구 그리고 화질이 낮은 이메일 캡처 이미지, 자사의 서비스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soldout 서비스마저 내리깔아버리는 이해되지 않던 의견, 양사가 자존심을 건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했던 글은 이제 사라저 버렸다(그만 까자).
으음, 굳이 왜 삭제를…
무신사는 논란이 발생했을 시 발 빠르고 알맞은 대처로 사과의 정석으로 불리며 모범 평가받았다. 전 직원 역사 교육부터 이벤트/쿠폰 논란에 따른 조만호 대표의 사임까지, 적어도 내가 알던 무신사는 그러했다. 그런데, 2월 22일 공개된 무신사의 입장문은 그동안의 태도와는 살짝 결이 달랐다.
에센셜 제품 논란은 이미 크림이 1월 18일에 공지했는데, 판매 당사자인 무신사는 한 달이 지나서야 입장을 내놓았다. 논란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입장문이 나온 것은 이슈를 정면 돌파했던 무신사답지 않았다.
이슈를 정말로 해결할 노력이라면, 즉시 비행기라도 타고 가서 피어오브갓 혹은 팍선(Pacsun)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그런 당당함인데(흥미진진~) 무신사는 한 달이 흐른 시점의 입장문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 급성장에 따른 조직 간의 대립인지, 대표의 변환에 따른 과도기인지, 살짝 무게 중심이 보이지 않던 그 입장문은 이제 공식 뉴스룸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온라인에는 아직 많이 돌아다닌다.
무신사는 4월 5일 ❝해외 명품 검수 절차 강화 ··· 글로벌 브랜드 공식 유통 파트너십 확대❞라는 게시글을 공개했고, 이번 이슈가 제3자 거래를 통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프로세스 개선 의지를 밝힘으로써 무신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에센셜의 상표 권리자인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LLC)에 무신사 부티크가 판매한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와 최근 에센셜이 발매한 신제품을 포함해 총 6개 상품의 정·가품 판정을 의뢰하였고, 4일 1일 모두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습니다.
무신사(MUSINSA)
팟캐스트 스니커월드가 바라본 이번 이슈의 또 다른 시선 Other Point by Podcast Sneakerworld
3년 만에 복귀해 시즌 2를 펼치고 있는 팟캐스트 스니커월드 Podcast SneaekrWorld는 이번 무신사와 크림의 이슈를 또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 재미있게도 4월 1일 무신사와 크림의 이슈 종료를 알리는 공지 글 공개 이틀 전인 3월 30일 공개된, 시즌2 17화. 크림 vs 무신사 진실 공방… 그리고 고별 방송에서 언급되었다(아쉽게도, 운명의 장난인지 이슈를 다루는 17화 에피소드는 스니커월드 팟캐스트 시즌 2 마지막 방송이다).
팟캐스트 스니커월드가 지적한 부분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더 자세한 건 진행자들의 입담과 함께 들어보시길, 이런 다양한 시선을 담아내는 채널은 우리에겐 소중할 따름이다.
- 도도매 의혹 : 팍선(Pacsun)에서 물건을 공급해 왔다는 무신사
- 이메일 의혹 : 비즈니스 이메일 맞는가? 너무나 당연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과 답변
- 제3자 의혹 : 무신사는 에이전트에 당한 게 아닌가?
크림과 무신사의 손익 Final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자랑하는 무신사의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를 준 사건으로 기록될테다.
이번 논란은 모든 매체와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중개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디어는 기업가치 2조 원을 넘기며 유니콘으로 성장한 무신사와 미친 속도로 성장한 리셀 업체 크림을 대결 구도로 두며 서로의 자존심을 건 싸움으로 회자했다.
원래 고수들은 한 끝 싸움이기 때문에, 간혹 허무하다. 헐리우드 영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그러하듯.
이슈의 마무리는 무신사가 에센셜 티셔츠 구매자 200% 보상과 해당 브랜드 판매 중지다. 무신사는 타 업체에서의 구매에서도 가품 판정 받았다며 브랜드 제품 자체에 의구심을 품으며 다소 억울함을 표했다.
하지만, 마지막 공지인 에센셜 정가품 판정 관련 글에서도 명확하게 소명하지 않았다. 뭐, 이제는 더 깊은 사건내막을 알 필요도 없고,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시점이 되었다는 게 더 명확할 테다. 대중들은 자세한 내막을 듣고 싶지 않고, 들을 시간도 없다, 그리고 쉽게 잊는다.
새로운 비즈니스인 무신사 부티크의 신뢰도, 이슈 대응의 부실과 발 빠르지 못한 대처는 무신사의 손실이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이슈는 무신사의 패배로 기억할 이들이 더 많으니,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크림은 빅 데이터-택배비/수수료 무료가 결코 무료는 아니다, 크림은 비즈니스의 최고 자산인 데이터를 얻는다-를 바탕으로 승부를 냈고, 객관화된 자료 제시로 플랫폼 서비스의 신뢰를 얻었다. 앞으로 크림의 행보는 거침 없을 테다. 국내 리셀 서비스의 스탠다드가 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아시아 제패를 그린다.
공교롭게도 크림과 무신사의 이번 논란의 마침표를 찍은 글들은 4월 1일 만우절 날에 게시되었다. 우연스럽게도 피어오브갓의 공문이 도착한 날이기도 하지만, 크림과 무신사 모두 이번 이슈가 만우절 날의 해프닝으로 남아있길 바라지 않았을까?
이 모든 이슈가 만우절 날 퍼진, 푸틴-크렘린궁에서 숨 쉰 채로 발견 혹은 BBC가 제작한 하늘을 나는 펭귄(Flying by Penguins) 같은 뉴스로 기억되길 바랄지 모른다, 적어도 무신사는. 이게 다 제리 로렌조(@jerrylorenzo) 때문이다.
이슈가 발생하는 건 아무도 모르고 알 수 없다, 이 이후에 사건의 수습 과정 그리고 개선 의지, 이를 실천하는 실행력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지켜봐야 한다. 이로써, 무신사와 크림 엔드게임 MUSINSA x KREAM Endgame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