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추가: 이 글은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진흥센터가 운영하는 신발정보지식포탈 슈넷(shoenet)에 첫 게재가 되었고 글쓴이인 신명재(simonlab)님의 동의하에 게재되었습니다.
MZ세대의 소비성향과 슈테크(MZ Generation and Reselling Sneakers)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 세대(GEN Z)’를 아우르는 ‘MZ 세대’. 이들은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 5,100만 명 중 1,730만 명, 약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소비의 중심이자 유행을 선도하는 세대이다.
이들의 ‘목돈 소비’, ‘욜로 & 플렉스(YOLO & FLEX)’, ‘모방 소비’와 관련한 소비문화와 더불어 슈테크(Shoetech) 수단으로 떠오른 인기 한정판 모델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MZ Generation and Reselling Sneakers).
목돈 소비(인증샷에 열광하고 PPL에 움직이는 심리)
해외여행을 즐기는 MZ 세대. 일 년에 한 번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의 길이 막혀 2020년은 소비가 줄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해외여행에 사용하지 못한 목돈이 생겨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여 지인인 M 씨(여, 디자이너)를 인터뷰했다. 해외여행이 막혀 아쉽지만, 국내 제주도 여행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남은 돈으로 명품 B사의 지갑을 샀다고 한다. 예전의 경우 해외여행만 생각했지만, 현재는 국내여행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명품도 살 수 있어 가성비가 더 좋았다고 한다.
욜로 & 플렉스(YOLO & FLEX)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뜻인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또한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뜻인 플렉스(FLEX)로 자신의 성공이나 재력을 SNS에 자랑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현재 집값 상승으로 대다수의 무주택자인 MZ 세대들은 집 구매를 포기하고 여윳돈으로 고가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K 씨(남, 세일즈맨)는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인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명품 의류와 향수를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집을 사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았으나 지금은 명품을 사서 자신을 꾸미고 SNS에 구매 아이템 올리는 재미에 한창이다.
모방 소비
근래 들어 유튜브에서 언박싱(Unboxing)이나 하울(Haul)이란 영상을 많이 접했을 것이다. 유명 유튜버들이 신제품을 개봉하고 리뷰를 하거나 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영상이라는 뜻으로 MZ 세대들은 물건을 구매 전 언박싱 또는 하울 영상을 제일 먼저 찾아보게 된다.
이 영상의 효과는 브랜드의 광고보다 더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광고인 경우 해외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유튜버의 리뷰 영상은 가장 빨리 제품을 소개하고 디테일한 부분을 알려준다. 리뷰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구매 욕구를 자극받아 모방 소비하는 사례가 더러 발생하고 있다.
유명 신발 유튜버 채널을 구독 중인 C씨(남, 엔지니어)는 스니커 마니아이자 리셀러이다. 유튜브를 보며 발매 예정인 한정판 신발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 그리고 리셀 사이트의 예상 가격을 확인하며 국내와 해외 사이트 신발 응모에 열을 올린다. 또한, 리뷰 영상을 보고 신발을 구매하여 신기도 하지만 다시 되팔아서 차익을 남긴다는 것이다. 즉 이런 슈테크(슈즈+재테크)가 대세라고 하는데 주식보다 공부도 쉽고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어 재미가 꽤 쏠쏠하다고 한다.
이처럼 여러 소비 형태를 통해 명품과 고가 제품 소비 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중에 모방 소비가 가장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명품과 고가 제품을 구매하여 소비가 발생하지만, 모방 소비는 좋아하는 신발을 구매도 하지만 되팔아 돈을 버는 방식이 유독 흥미롭기에 이와 관련하여 어떤 신발이 올해 인기가 좋은지 그리고 슈테크가 되는지 알아보았다.
슈테크 리스트(Shoetech List)
슈테크 1 – 에어 조던 1(Air Jordan 1)
현재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모델을 꼽자면 조던 1(Jordan)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던 1 하이, 미드, 로우로 구성된 이 모델은 과거에 매장에서 인기 컬러는 빠르게 품절되어 개인 매물로 가격을 더 비싸게 구매하거나, 비인기 컬러는 매장 재고가 남아 쉽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 넷플릭스에서 마이클 조던의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다큐멘터리 방영 후, 조던이 신었던 컬러인 시카고(화이트 /레드/ 블랙)의 인기가 치솟아 비싼 몸값이 되더니 덩달아 같은 모델의 다른 컬러들 또한 몸값이 뛰어버렸다.
편집자 추가: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는 예상 일정보다 시기를 앞당겨 공개했다. 당시 미국은 코로나 19(COVID-19)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렸고, 모든 라이브 스포츠 중계가 중단된 시기였던지라 더 라스트 댄스는 이 틈새를 채우기 위해 완벽했다. 이 덕분에 StockX는 조던 스니커즈 거래의 폭발적으로 증가와 코로나 19 특수로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린다.
마치 이 다큐멘터리 덕분에 전 세계 신발 시장의 주도권을 나이키가 잡은 것처럼. 또한 작년 7월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인 디올(DIOR)과 협업하여 에어 디올(Air Dior) 로우, 하이 모델을 소량 발매했는데, 정식 발매 가격만 무려 3백만 원이었으며 리셀 플랫폼인 크림(KREAM)에서 초반 거래로 2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는 여러(중고, 리셀) 플랫폼에서 평균 1천만 원 초반에 거래 중이다.
게다가 에어 조던 1의 재미있는 역사가 있는데 1985년 동양고무(현 화승)에서 최초 개발 및 생산을 하였으며, 나이키 또한 1985년 발매 연도를 기념하여 원본 설계 방식을 적용한 레트로 모델 발매를 할 정도였다. 아쉽게도 화승이 나이키와 1986년 1월 조기 계약 종결 되었지만, 계속 유지되었더라면 화승은 지금까지 에어 조던 시리즈를 만들고 있었을 것이다.
슈테크 2 – 나이키 덩크(Nike Dunk)
나이키 덩크(Nike Dunk)는 위에 언급했던 조던 다큐멘터리에 힘입어 작년 중순부터 나이키에서 전폭적인 마케팅 효과로, 올해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발이다. 현재 일반 버전 외에도 나이키 SB 카테고리에서 타브랜드와 협업을 통하여 덩크 SB 모델들을 발매하고 있으며 리셀 플랫폼에서 발매가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일반 버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컬러는 일명 범고래(블랙/ 화이트)이다. 디자이너 L 씨는 인터뷰에서 “외출할 준비를 마쳤는데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연예인들 또한 신는 것을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라고 언급했다. 이 신발은 발매 가격이 10만 원 초반이지만 현재 리셀 플랫폼에서 평균 30만 원 후반에 거래되는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유명한 1세대 멀티숍 브랜드인 카시나를 기념하는 별주(별도 주문) 카시나 덩크 2가지를 발매했는데 현재 리셀 플랫폼에서 100만 원 선에 육박한다. 언급했던 에어 조던 1과 마찬가지로 동양고무가 1985년에 최초로 개발 및 생산을 했던 모델이기도 하며 에어 조던과 달리 에어가 내장 안 된 농구화로 발매되었다. 2021년 말미에 대한민국 기념 덩크도 출시 예정이니 한동안 나이키 덩크의 인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슈테크 3 – 뉴발란스 992(New Balance 992)
스티브 잡스가 뉴발란스 제품군 중 가장 즐겨 신었다는 뉴발란스 992(New Balance 992)다. 첫 발매인 2006년 이후로 발매가 없던 중 작년인 2020년에 재발매를 했으며 현재의 트렌드와 마케팅이 잘 어우러져 엄청난 시너지를 나았다.
25만 9천 원이라는 고가에 발매되었지만 역시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즐겨 신었으며 뉴발란스 모델 중 가장 편한 모델이라는 입소문 덕에 역시 리셀 플랫폼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나마 아주 간간이 재발매가 되곤 하지만 역시 응모를 통해서 구매하는데 그마저도 못 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제품을 살펴보면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가 느껴지는데 어퍼 부분에서 비싼 공법으로 소문난 캘리포니아 공법(모카신처럼 갑피가 발을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태의 설계 법이며 주로 마라톤화에 쓰인다)을 사용하였고 많은 조각으로 하여금 재봉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형태다.
솔 부분에서 앞과 뒤의 물성을 다르게 접목(듀얼 덴시티)하였으며 뉴발란스의 최상급 젤 타입 쿠션인 애브조브 SBS(ABZORB)를 넣음으로써 발이 최대한 피곤하지 않게끔 노력한 면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신발이지만 구매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최상의 착화감을 제공하는 장인 정신이 깃든 신발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슈테크 4 – 뉴발란스 327(New Balance 327)
나일론 소재가 사용된 클래식 조깅화 스타일의 뉴발란스 327(New Balance 327) 모델은 과거 3가지 모델(320+ 355 + 슈퍼 콤프)을 베이스로 하여 작년에 처음 발매한 제품이다. 즉, 레트로 제품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한 제품을 뉴트로라고 하는데 근래에 발매한 제품 중에서 인기가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최신 모델로 발매한 제품 중에서 이렇게 잘 된 경우는 굉장히 드문 현상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327모델들은 발매하자마자 전량이 매장에서 동이 났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는 중이다. 과거의 레트로 제품군인 992 모델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며 뉴발란스의 핵심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뉴발란스 327은 카사블랑카라(Casablanca)는 브랜드와 협업을 수차례 진행했는데 처음 발매한 그린/ 화이트와 오렌지/ 화이트는 현재 크림에서 50~80만 원 선을 상회하는 중이며 한정 모델 외에도 수량이 더 여유로워진다면 많은 이들이 찾는 국민 신발로 등극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슈테크 5 – 아디다스 포럼(adidas Forum)
올해 에어 조던 1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아디다스에서 꽤나 힘을 싣고 있다. 아디다스 포럼(adidas Forum)은 1984년 아디다스 프랑스 공장에서 최초 생산을 하였는데, 아디다스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빈티지가 적용된 화이트/ 블루 컬러의 포럼을 발매했다. 특히 이 컬러는 조던이 NBA 데뷔 전인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착용했던 모델이며 신발의 디테일이 뛰어난 데다 80년대 당시 하이테크 슈즈로 각광받았다.
신발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퍼 부분은 조각이 매우 많아 재봉에 오랜 시간에 소비된 흔적을 볼 수 있다. 솔 부분은 내측에 속한 그물 형태(델린저 웹)인데 정말로 그물을 솔에다 접착했다. 그만큼 포럼이라는 신발이 개발에 엄청난 노력이 집약된 결정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유명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콜라보로 다시금 옛 영광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인데, 협업 모델 중 배드 버니라는 미국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엄청난 몸값을 과시하는 모델 배드 버니 x 아디다스 포럼(Bad Bunny x adidas Forum)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 외에 Y-3, 맥도날드와 협업하는 등 다양하고 재미난 협업 제품도 있으니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덧붙여, 아디다스 포럼은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프랑스 공장이 바스켓볼 카테고리를 동아시아로 이전하는 단계에서 한국의 풍원제화공업이 포럼 모델을 인수한 후, 약 15년간 독점으로 생산을 했다. 한때 고기능성 농구화들을 다수 지니고 있던 아디다스가 나이키의 에어 조던과 같은 동시대의 걸작 제품인 포럼을 승부수로 던졌는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슈테크 6 –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Martin Margiela Replica)
많은 브랜드에서 발매 중인 독일군화. 과거 독일 연방군에 보급된 활동화이며 아디다스(adidas)에서 납품을 한 이력이 있을 정도의 역사가 깊은 모델이지만 현대에 들어 가장 높은 판매고와 돋보이는 모델은 메종 마르지엘라가 생산한 레플리카((Martin Margiela Replica) 모델이다. 이런 레플리카(Replica)가 아직도 인기 좋은 이유는 ‘감성’을 잘 담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감성의 중요 포인트인 ‘빈티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MZ 세대가 구매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데 왜 ‘레플리카(Replica)’를 선호하는지 아디다스 ‘BW ARMY’와 비교하고자 한다. 우선 각각의 정식 발매 가격은 약 69만 원, 13만 9천 원으로 약 5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마르지엘라 레플리카’가 잘 팔리는 이유를 들어보자면 첫 번째로 이탈리아산의 질 좋은 빈티지 가죽을 사용하여 굉장히 부드럽다. 신었을 때 착화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보행 중에도 발이 안정적이고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신발을 길들이기 쉽다.
두 번째로 토(Toe)의 형태는 ‘BW ARMY’보다 둥근 형태이며 측면의 디자인 비율 또한 안정감이 있다. 그러나 ‘BW ARMY’는 전족부가 짧아 보여 불안정한 느낌이 들었으며 설계 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날카로운 형태다. 또한 장인 정신이 깃든 수제화 느낌과 힐에 위치한 마르지엘라의 상징인 ‘-’ 직선 재봉이 더해져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요소가 더해져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
또한 매 시즌마다 재미난 디자인 변화가 있는데 그중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페인팅 버전이나, 양말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클리어(PVC) 버전, 쿠셔닝 증진을 위한 에어솔 버전 등이 있다. 비싼 가격이지만, 감성을 자극하여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신발들에 앞으로 어떤 재미난 변화가 나타날지 기대된다.
지금까지 MZ 세대가 어떤 소비성향을 지녔는지 그리고 어떤 슈테크용 신발들이 있는지 알아보았다(MZ Generation and Reselling Sneakers). 미래를 위해 무작정 저축하기보다 현재 본인에게 아낌없는 투자하는 모습과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고 인기 있는 신발을 통해 새롭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슈테크는 MZ 세대의 주목할 만한 ‘문화’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MZ 세대의 다음 행보가 어떨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