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 러닝화의 최첨단, 나이키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 The Cutting Edge of Running Shoes)
약 2년 반 만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드디어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면서, 코로나 이전 한창 인기와 수요가 많았던 러닝 시장 또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리고, 굉장히 적절한 시기에 나이키의 최고가 러닝화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가 발매되었다. 전작에 이어서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세계 최초로 마라톤 42.195㎞를 2시간 안에 돌파한 신발, 알파플라이
나이키 브레이킹2 프로젝트가 2시간 25초라는 기록으로 아쉽게 실패하고, 2019년 10월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의 INEOS 1:59 챌린지 두 번째 도전이 있었다.
결국 킵초게는 여러 사항 때문에 비공식이지긴 하지만 1시간 59분 40초의 기록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42.195km를 2시간 이내에 주파하였다. 이때 착용했던 신발이 바로 나이키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였고, 도전을 위한 선수용 제품이었기 때문에 발매에 대한 논란이 많았으나 약 1년 뒤 2020년 6월 정식 발매되었다.
특허문서에 있는 그림 때문에 킵초게가 착용했던 제품은 두 장의 카본플레이트와 두 겹의 줌 에어 포드가 적용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나이키 풋웨어 이노베이션 부사장 Tony Bignell 러너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킵초케의 신발은 시장에 발매된 제품과 같은 제품이었다고 밝혔다.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는 나이키 최고의 러닝화였나?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 2)는 발매가격 319,000원으로 나이키 최고가의 러닝화였다. 과연 성능 또한 최고였을까? 발매가격 269,000원인 베이퍼플라이 넥스트% 2와의 차이를 간단히 알아보자.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의 갑피는 아톰니트(Atom Knit) 소재가 적용되었다. 혀가 없는 일체형 구조는 비교적 넓은 발볼에 비해 좁은 중족부로 인해 발 모양을 가리는 편이었다. 앞꿈치와 뒤꿈치의 아웃솔 폭은 베이퍼플라이에 비해 꽤 많이 넓어져 보다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앞꿈치에는 줌 에어포드(Zoom Air Pod)가 추가되었고 굽 높이는 뒤 39mm, 앞 35mm로 변경되어 뒤꿈치와 앞꿈치의 차이인 힐드롭(heel to toe drop, heel drop)은 8mm에서 4mm로 변경되었다.
힐드롭은 달릴 때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서 낮을수록 앞꿈치-중간발로 착지하기가 쉽다. 그리고 줌 에어포드가 삽입됨에 따라 앞꿈치의 카본 판 위치가 높아져 베이퍼플라이보다 평평한 카본 판을 가지고 있다.
힐드롭은 신발의 성능을 최대한 잘 발휘 할 수 있도록 발 앞꿈치에 위치한 줌에어 포드 부분에 맞는 착지를 위한 설계인 것으로 보이나, 줌 에어포드가 줌엑스 폼에 비해 비교적 단단하므로 실제 착용했을 때 뒤꿈치가 살짝 꺼지는 느낌이라 오히려 더 낮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낮은 힐드롭은 빠르게 달리는데 유리한 발 앞꿈치로 착지하는 포어풋(Fore Foot) 주법에 용이하지만, 발 앞꿈치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발목과 종아리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숙련된 러너나 선수가 아니면 매우 어렵다.
발 중간 면으로 착지하는 미드풋(Mid Foot) 주법은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와는 조금 맞지 않는다. 중간 발 부분의 부드러운 줌엑스 쿠셔닝으로 착지했다가 지면에 발이 구르며 앞꿈치로 전환이 되어 지면을 차고 나아가야 되는데, 줌에어 포드 뒷면에 빈 곳이 어색한 전환을 만들 뿐만 아니라, 단단한 줌 에어 포드 또한 부자연스러운 전환을 일으킨다.
힐 스트라이크(Heel Strike)는 무릎과 허벅지에 부담을 많이 주고 비교적 속도에 불리하며 부드러운 줌엑스폼에 높고 좁은 뒤꿈치를 가진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에서는 매우 불안정하다. 당시 나이키의 대부분의 러닝화들의 힐드롭은 대부분 10mm와 8mm이었기 때문에, 나이키 제품을 착용하고 훈련하다가 경주 때 알파플라이를 착용하면 그 차이가 꽤 커서 적응 시기가 필요하다.
또한 곡률이 적은 카본 플레이트의 탄성에 대한 부분이다. S자로 휘어진 플레이트가 순간 펴졌다가 다시 복구되며 생기는 탄성이 추진력에 도움을 주는데, 비교적 덜 구부러진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의 플레이트는 아무래도 베이퍼플라이보다 탄성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카본 플레이트에서 비롯된 탄성과 줌에어 포드에서 비롯된 탄성 중 무엇이 뛰어난지는 정확히 수치화되진 않았다. 개인의 신체 조건과 달리는 거리, 속도 등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변수가 많으므로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줌 에어포드가 적용되면서 무게가 270 기준 195g에서 220g으로 약 25g 무거워졌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베이퍼플라이 넥스트%2에 비해 장거리에 유리하도록 풍부한 쿠셔닝과 반발력을 제공하고자 했지만 낮은 힐드롭과 줌 에어포드의 물성, 애매한 전환 때문에 그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며 달릴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 된다고 본다.
짧은 거리를 적당한 속도로 풍부한 쿠셔닝만을 즐기며 달려도 크게 지장은 없겠으나 그러기엔 비싼 가격과 신발이 가지고 있는 성능이 너무 아깝다. 레이싱카를 타고 동네 슈퍼에 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사실 이것은 모든 카본 소재의 러닝화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선수 또한 빠른 속도의 훈련과 대회 때만 카본 러닝화를 착용한다.
신발로 인한 킵초게의 부진과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와 함께한 금메달
킵초게는 2020년 런던 마라톤에서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를 신고 출전했다가 6위라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경기 중 오른쪽 귀가 막혔으며 오른쪽 엉덩이와 다리에 이상이 있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2020년 런던 마라톤의 코스와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의 관계를 원인으로 이야기한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제한된 구역에서 약 2.1km의 코스를 19.6 바퀴 달렸는데, 이로 인해 일반적인 마라톤 코스보다 코너가 훨씬 많이 생겼다.
게다가 젖은 지면 때문에 알파플라이의 높은 굽과 비교적 단단한 줌 에어포드 때문에 안정성이 매우 떨어져 오른쪽 신체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킵초게는 2021년 NN 미션 마라톤에서 베이퍼플라이 넥스트% 2를 신고 우승하였고, 2022년 도쿄 마라톤에서는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를 신고 2시간 2분 40초의 코스 기록과 개인 마라톤 3번째 기록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 Nike AlphaFly NEXT% 2?
대대적인 홍보 없이 비교적 조용하게 발매된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 나이키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까? 변화된 부분을 요약하자면 안정성이 향상되었고, 보다 폭넓은 주자가 착용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갑피는 아톰니트2가 쓰였다. 더 탄탄한 조직감을 가지고 있고 1에 비해 신축성이 낮다고 한다. 갑피 패턴은 1장으로 이루어져 뒤꿈치 중앙에서 접합 재봉을 했던 구조에서 뒤꿈치 부분에 따로 패턴 1조각 추가되었다.
이로 인해 뒤꿈치 갑피가 더욱 입체적으로 변화하였고 뒤꿈치 안감 쿠션이 더 넓어졌다. 그리고 입구가 아주 작아졌다. 신고 벗기가 힘들 정도이지만 착용 후에는 발을 잘 잡아준다고 한다. 신발의 끈 구멍 부분도 수정되었다. 한 가닥의 끈에 전체적으로 힘을 받아 균일하게 조여질 수 있는 구조로 보이는데, 일체형 갑피라 큰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갑피는 여전히 앞발 볼은 다소 넓으나 중족부는 좁은 편이다. 하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깔창이 아치 부분을 약간 덮고 있어서 거슬리는 부분 없이 비교적 편하다고 한다.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의 가장 크게 변경된 창 부분을 보면-높이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힐드롭이 4mm에서 8mm로 변경된 것으로 보아 뒤 39~40mm 앞 31~32mm로 보인다. 힐드롭을 높인 이유는 앞서 말한 줌에어 포드와 줌엑스의 경도 차이에 따른 착용감과 주법에 대한 부분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8mm로 높아진 힐드롭은 장거리 러닝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착지를 도와줄 수 있다. 줌 에어포드 아래 약간의 줌엑스 폼을 넣어 보다 부드러운 쿠셔닝과 자연스러운 전환을 의도하였고, 줌 에어포드가 약간 안쪽에 있어서 전작에서 간혹 발생했던 파손 위험을 줄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줌엑스폼은 이전보다 단단해졌다. 베이퍼플라이와 알파플라이의 줌엑스가 말캉말캉하다면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는 탱탱한 느낌이다. 줌 에어포드와의 경도 차이를 줄여 이질감을 상쇄시키고 자연스러운 전환을 위한 변화로 보인다.
줌에어 포드 뒤의 빈 곳 또한 약간 좁혀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 또한 부자연스러운 전환을 상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창의 윗부분 가장자리를 이루고 있는 벽의 높이를 높여서 발을 창에 담기게 하고, 전체적으로 아웃솔 폭 또한 조금씩 더 넓혀 안정성을 더욱 향상하고자 했다. 아웃솔 또한 전작들에 비해 더욱 전통적인 와플 솔이 변형된 디자인으로 향상된 접지력과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알파플라이 1에 비해 약 17g 정도 더 무거워져 270 사이즈 기준 237g 정도이다. 200 그램 초반으로 여전히 가벼운 편은 맞지만, 베이퍼플라이 넥스트2와 40g 이상 차이가 난다.
나이키 러닝 풋웨어 프로덕트 매니저 Elliott Heath은 알파플라이 2(Nike AlphaFly NEXT% 2)의 업데이트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장비면서 최고 기록을 좇는 모든 러너의 달리기 경험을 향상 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알파플라이2(Nike AlphaFly NEXT% 2)는 보다 많은 사람이 신발의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The Alphafly NEXT% 2 is built for athletes going after their personal best in the marathon. Since its inception, the Alphafly has been inspired by the most elite runners going after world record.
Elliott Heath, Nike Running Footwear Product Manager.
카본파이버 플레이트 러닝화의 미래
나이키(NIKE)의 베이퍼플라이와 알파플라이(Nike AlphaFly NEXT% 2)에 이어 써코니의 엔돌핀 프로(Saucony Endorphin Pro), 브룩스의 하이페리온 시리즈(Brooks Hyperion) 등이 많은 러너로부터 호평받았고 아식스도 기능적 트렌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동안 헤매다가 메타스피드 스카이 시리즈(ASICS Metaspeed Sky)를 내놓으며 굉장히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adidas Adizero Adios)와 프라임X(adidas Adizero Prime X)등은 차별화를 위해 TPU 소재의 라이트 스트라이크 프로 폼 소재를 사용하고 에너지로드라는 발의 뼈와 유사한 형태의 구조물을 사용했지만, 러너들의 평가는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이키가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신제품이 나올수록 브랜드 간의 차이는 좁혀지고 있고 각 브랜드의 특색 또한 다양한 러너들의 취향에 맞게 반영되고 있다. 역시 독점 보다는 경쟁이 재미있다.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넥스트% 2(Nike VaporFly NEXT%2)의 후속작이 기대된다. 2세대 동안 같은 신발 창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 모델에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얼마나 진보된 신발이 세상에 나올지 기대가 되면서 현재 일상용으로 사랑받는 많은 신발이 당대 최고의 기능화였던 것처럼, 카본 러닝화도 미래에 일상용으로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참고 자료
https://news.nike.com/news/nike-air-zoom-alphafly-next-2-official-images-release-date
https://www.solereview.com/nike-air-zoom-alphafly-next-review/
https://www.solereview.com/nike-vaporfly-next-2-review/
https://www.runnersworld.com/uk/gear/shoes/a30777696/nike-alphafly/
https://www.doctorsofrunning.com/2020/04/footwear-science-evidenced-based-review.html
https://runrepeat.com/guides/carbon-plated-shoes-cut-in-half-explained-and-lab-tested
https://www.marathonshoehistory.com/the-last-unicorn-adidas-and-the-adizero-sub2/
https://blog.naver.com/black870723/22277786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