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물류 대행 서비스, 슈플러스(ShoePlus)
신발 발매 정보를 알려주던 슈프라이즈에서 슈플러스(ShoePlus)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정판 신발 물류 대행 서비스인데, 그러니까 신발을 판매하려고 집에 쌓아두지 말고, 이것을 슈플러스에 맡겨 달라는 것이다.
신발이 많아지면서 회사나 차 트렁크에 집에 몰래 숨겨두었던, 내무부장관님과 가족들의 눈치를 보는 유부남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많은 분들이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신발 박스를 하나둘 쌓다보면 차지하는 공간이 진짜 만만치 않으니까.
그런데 슈플러스는 신발 보관과 함께 물류 대행을 해준다. 그러니까 리셀 할 제품을 보관하고 판매되면 창고에서 바로 발송도 해준다는 이야기. 여러모로 괜찮은 점이 많다.
스토리지 서비스
도심지의 집값 폭등, 1인 가구의 증가로 떠오른 창고 공유 서비스(스토리지 서비스)는 최근에 많은 업체들이 등장하며 떠오르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이전에 이삿짐을 잠시 두거나 사무실 물건을 두던, 그러니까 임시로만 사용하던 서비스였는데 무인시스템으로 운영(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창고가 된다)되며 온도/습도 조절, 화재와 도난의 위험 방지 등이 추가되면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스토리지 서비스 업체들은 팩키징 된 박스 1개씩을 계산하거나 사용 공간에 대한 크기로 가격을 책정하는데 신발 몇 개만 올린다해도 차지하는 부피가 커서 의외로 사용료가 높아지는터라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도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카테고리인 의류, 레고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늘어난터라 곧 스니커즈를 전문으로 보관해주는 서비스는 어느 정도 기대해왔다.
이런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창고 서비스)는 생각보다 상당히 비싼 편인데, 슈플러스(ShoePlus)는 비용도 저렴하고 신발만 전문적으로 하기 때문에 경쟁력은 좋은 것 같다. 일단 이용요금은 좋다.
경쟁력 있는 스토리지 서비스 + 물류 서비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는 어디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옷을 보관해주는 곳이라면 온도나 습도 등 확실한 관리를 해주고, 화재 방지, 보안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스토리지 서비스들은 24시간 언제든 이용자가 방문해서 물품을 확인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슈플러스는 다른 스토리지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의 24시간 직접 방문은 불가해보인다. 으음. 일반적인 스토리지 서비스처럼 그 근처에 들를 때 신발들을 다시금 꺼내보거나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재미는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다만, 그런 점을 상회할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물류 서비스의 통합으로 제공된다는 것.
슈플러스는 보관만 해주는게 아니라 물류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발 1개를 1개월 맞기면 5,900원인데 이정도면 부담감이 적은 가격이다. 여기에 택배비에 물류비까지 포함되었다고하니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신발 50개 이상+6개월 이상하면 월 보관료가 900원대로 확 떨어진다.
아마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리셀을 전문으로 하는 리셀러들(아마도 중국에 물량을 공급하는, 1천족 단위로 움직이는 리셀러들이라 생각된다). 하나 당첨되서 하나 파는 그런 일반 사람들이 아닌 100개 이상 단위로 움직이는 전문 리셀러들이 환호할 서비스라 생각된다. 상당히 저렴하고, 귀찮은 물류 대행(택배 보내기)를 처리해주고, 보안이나 화재 등 각종 사고를 대비해주니 이런 꿀이 어디있나? 오직 매입에만 집중하면 되고, 배송/관리 인력이 필요 없게되니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슈플러스의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ShoePlus – Sneakers Fulfillment Services)
슈플러스(ShoePlus)는 최근 떠오르는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s)를 추구하는 것 같다. 아마존이 만들어내고 지금 상당한 경쟁력을 만들어준 제품 입고에서부터 관리, 배송 등의 물류 통합 서비스 말이다. 지금 쿠팡, 마켓컬리, 지마켓/옥션의 스마일배송 그리고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새롭게 가세하는 바로 그 풀필먼트 서비스 말이다.
다소 거창할지 모르지만 슈플러스가 그리는 그림은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라고 판단된다. 이미 미국에는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 업체가 존재하는데, 미국은 땅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작은 땅에서 거주하는 우리나라에 더 적합한 서비스 같다. 그렇다면, 슈플러스의 강점은 무엇일까?
강점
1. 적은 투자 비용: 신발만 전문으로 한다
신발은 아주 오랜시간이 흐르지 않는 이상 자연 부패하거나 상하는 일이 드문 편이다. 물론, 10년 이상 가만히 둔다면 소재 특성상 가수분해를 맞이하지겠다만(보통 그정도 가만히 놔둘 신발이라면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방에 모셔둘듯).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준다면 크게 상할 일이 없다. 신발박스를 보관할 높은 선반만 있으면 충분하다. 신선식품이라면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너무나 큰 투자 비용이 든다.
2. 신발 박스
신발 박스는 거의 모든 형태가 사각형으로 된 어느 정도 획일된 박스 사이즈로 부피 예측이 가능하고 부담되는 무게의 물건이 아니다. 고로, 보관 창고의 공간 구성과 밀도있는 보관 계획이 가능하다. 자전거 등의 아이템이라면 업체 측에서 참 난감할터인데 신발은 칸 구성만 잘한다면 쌓아올릴 수 있으니까 큰 장점이다. 힘이 세지 않아도 신발박스 1~2개는 나를 수 있으니 이를 다루는 직원의 부담도 적다.
3. 리셀러들에게는 큰 매력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커지면서 100~1,000족 이상 단위로 움직이는 리셀러들에게 공간에 대한 문제는 큰 고민거리다. 만만치 않을터이다. 여기에 보관하는 공간 제공과 배송을 담당해주니 충분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화재, 도난, 침수 등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고, 관리 이슈가 줄어든다. 여기에 매입에만 신경쓰면 되니 인건비도 많이 줄 일 수 있어 이득이다.
고민해볼 부분
1. 해외배송 서비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꽤나 커지고 있지만 StockX와 이베이(ebay) 같은 해외 플랫폼으로 판매되는 국내 물량도 상당하다. 해외배송 부분까지 연계한다면 좋을것 같다.
2. B2B 서비스
국내 리셀 관련 업체들이나 편집샵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실물 스니커즈나 명품 제품들을 마련해 고객들에게 보여준다. 오프라인 스토어의 구성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업체측에서도 그 많은 물량을 끌어안고 별도의 창고를 이용하며 비용을 부담하는건 결국 가격에도 반영된다. 만약, 업체들이 슈플러스와 연계하여 물품 보관과 배송을 해결한다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3. 타사와의 경쟁
먼저 스토리지 서비스에 진출하여 지금까지 입지를 다져온 업체들은 대두분 도심지에 위치하고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어 나만의 비밀공간이되고 24시간 방문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자체 솔루션을 사용하여 입고와 출고, CS까지 수행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스니커즈 스토리지 서비스도 전문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슈플러스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규모 리셀러들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지라 중국인, 조선족들이 거의 시장을 좌지우지 할텐데 이들이 한국 파트너들과 함께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면? 이들은 이미 스니커즈 리셀 마켓의 인맥 네트워크가 충분한 상황이고 물량 공급도 확실한터라 다른 사업자보다 훨씬 수월하다.
4. 낮은 사업진입 허들
슈플러스가 추구하는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는 스니커즈 정품 검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창고와 초기의 투자 비용, 인건비, 보험 비용 등만 갖추어진다면 누구나 쉽게 이 사업이 가능하다. 고로, 사업진입이 낮은 허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5. 리셀 플랫폼과의 협업
현재 국내 스니커즈 리셀 마켓을 양분하고 있는 무신사의 솔드아웃(Soldout), 크림(KREAM)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가운데 작은 점유율을 차지하고있는 엑스바이블루(XXBLUE), 아웃오브스탁(Out of Stock), 프로그(Frog), 리플(Reple)이 있다. 혹시 더 있나? ㅎ
워낙 솔드아웃과 크림이 거센터라 사실 다른 서비스들은 먼저 사업을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업체들과 슈플러스가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사업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서로에게 득이 될 상황이다. 엄청난 물량 확보가 가능하고, 빠른 입고와 출고까지 가능하니까.
다만, 지금의 리셀 플랫폼의 사업모델이 C2C 거래라면 B2C의 중개인 역할을 하게 되겠다. 사실, 리셀 플랫폼에 B2B, B2C가 그닥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다. 일단 정품검증 확실하게하면 되니까. 리셀 플랫폼 입장에서는 우선 확보 물량이 충분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중국으로 갈 물량이 국내에 남겠느냐라는 문제가 있는데. 당연히 중국으로 가야 돈이 더 벌리는 상황이니,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가능할지의 여부는 미약하다.
과연?
결국, 슈플러스의 성공 요인은 엄청난 물량을 끌어와서 창고를 가득 채우고 보관 기간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어찌보면 단순한 수익구조인데,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해보인다. 아마, 사업계획에는 또 다른 수익구조를 넣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나중에 추가해야겠다.
아니면 스니커즈 스토리지 서비스를 포트폴리오로 두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텐데, 개인적으로는 투자를 받는 시나리오가 가장 크지 않을까싶다. 한창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스포트라이틀르 받고 있는터라 시기는 매우 적절하다.
정말 궁금한건, 국내 스니커즈 리셀로 추정될 물량이 어느 정도일까?라는 것인데. 슈플러스의 입고/출고 데이터를 살펴본다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니커헤드들이 말하길 우리나라에 전세계에 없는 신발이 없을 정도로 재야의 고수들이 많다던데… 아, 그분들은 그분들만의 컬렉션 창고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리셀 시장이 낳은 새로운 서비스
슈플러스(ShoePlus)의 스니커즈 스토리지 + 물류 대행 서비스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커지면서 낳은 새로운 서비스이다. 2019년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2조2500억원), 2025년 6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국내 대기업들 무신사의 솔드아웃, 네이버의 크림(KREAM) 등이 가세하며 리셀 플랫폼 서비스 진출로 대한민국에도 스니커즈 리셀 붐이 일어났다.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거의 매일 MZ 세대와 함께 리셀 문화를 다루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투자 비용 대비 고수익을 거두는 리셀이라 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리셀 관련 전문 커뮤니티가 생기고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데 사람들이 몰릴까?
스니커즈 씬이 커지면서 커스텀, 케어 부분의 카테고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비사이드 혹은 매니아, 오타쿠로 취급받기 일상이였던 B급 취미 스니커즈 컬렉팅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는 무척 기쁜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거품이 끼고 있는건 또 다른 사실이다.
슈플러스 서비스는 슈프라이즈가 그동안 진행해온 신발 정보 공유, 안내 등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스니커즈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은 슈플러스니까.
슈플러스가 궁극적으로는 일반 유저들보다 더 큰 규모의 물량을 다루는 리셀러(중국에 물량을 공급하는)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보여지지만-그래야 돈을 번다- 신발을 몰래 쌓아두던 유부남들은 아주 환영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