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국내에서 보기드문 시도인 스니커노믹스(Sneakernomics: Sneakers+Economics)를 시도중이신 Friday Sneakers 칼럼리스트 로건(Logan)님의 글 트레킹과 하이킹 그리고 트레일 러닝(Tracking, Hiking and Trail Running)을 소개합니다.
과연, 최근 패션 트렌드인 어글리 슈즈의 흐름이 트레일 런닝화 쪽으로 이어질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의 원문은 로건님의 블로그입니다. 이 글은 최초 2019년 3월 발행된 글입니다.
트레킹과 하이킹 그리고 트레일 러닝(Tracking, Hiking and Trail Running)
이번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트렌드 리포트(?)를 준비했습니다. 그 동안 조금 무거운 주제만 다뤄서 이번에는 가벼운 주제를 생각했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한국이라면 한 번쯤 해 봤을 ‘트레킹 & 하이킹(Tracking & Hiking)’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트레킹 & 하이킹’이라는 단어보다는 등산이나 산책 혹은 올레길 걷기가 더 익숙한 이름 입니다. 굳이 영어를 한국어의 정의에 맞게 번역하기 보다는 출퇴근이 아닌, 걷는 것 자체에 중심이 행위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2030 세대가 많이 다니는 거리나 상권에 가면, 아래의 사진과 같은 후리스 자켓(아재가 보면 양털)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 시작한 플리스의 바람은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로 대표되는 아웃도어를 넘어 나이키(Nike)로 대표되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실제로 파타고니아는 2010년 4억불이던 매출이 2016년에는 두배가 늘어 8억불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에 자라(Zara),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rs) 같은 SPA 브랜드도 플리스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즉, 시장에 더 많은 플리스가 풀릴 예정이다. 이런 스타일을 어반 하이커 (Urban Hiker)라고 부르며, 이런 스타일들이 다시 한 번 십여년만에 시장의 트렌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의류에서 어반 하이커(Urban Hiker) 룩이 많이 보여지게 되면 신발에서는 그런 느낌을 같이 받쳐줄 수 있는 스니커즈가 유행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킬리만자로를 등정할 신발이 아니라 가볍게 도외 지역을 걷는 하이킹에서 영감을 받은 스니커즈를 말한다. 이런 트렌드는 이미 명품 브랜드에서 시작을 했는데 2018년 패션쇼에서 구찌(Gucci)는 하이킹에 영감을 받은 하이커 부츠, 그리고 지금 하이엔드 스니커즈 시장을 주름 잡는 발렌시아가(Balenciaga)에서는 트랙(Track)이라는 제품을 런웨이에 올렸다.
이런 명품시장에서의 바람은 곧 패션업계 전체적으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키에서는 ACG 제품을 리부트 시키면서 이런 트렌드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으며, 아디다스는 테렉스 프리 하이커(Terrex Free Hiker)를 발매하는 등 해당 트렌드를 감지하고 새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아래의 마지막 사진은 팀버랜드(Timberland)에서 최근에 출시한 브루클린 부츠(Timberland Brooklyn Oxford)의 로우탑 버전인데, 트레킹 트렌드를 아주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상업적으로 성공한다는 것과는 별개이다).
트레일 런닝(Trail Running)
이정도가 스니커즈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이고, 추가로 트레일 러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008년 나이키 휴먼레이스를 이후로 마라톤대회는 더 이상 40~50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20~30대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행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수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쿨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20~30대들은 즐겼다. 2008년 이후로 벌써 10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 러닝에 대해서 슬슬 사람들에게 다른 욕구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소비자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정도로 살펴보면, 초보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10km 레이스를 2~3번 완주한 사람이거나 혹은 그 이상의 러너들에게는 기존의 마라톤 대회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취미로 뛰는 것이며, 취미로 하는 행동에 대해서 기록보다는 재미를 원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하다보니 대회를 참석해도 재미가 없어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레일 러닝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트레일 러닝은 12년 전의 마라톤 대회와 마찬가지로 투 머치 코어 러너들을 위한 대회라서 기존의 대회보다는 다른 느낌의 대회나 특히 서울 도심에서 할 수 있는 트레일 런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나이키가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기 전에 그 누구가 광화문에서 여의도까지 뛰어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런 새로운 코스들이 개발되면 러닝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러너들을 해당 브랜드나 대회에 충성스러운 소비자로 흡수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링크
하이킹 부츠가 향후 패션 트렌드(Take a hike! High-fashion hiking boots are coming to a mountain near you)
그 모두를 자유롭게 하리라, 아디다스 테렉스 프리하이커 : Escape the Noise(adidas TERREX Free Hiker: Escape the N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