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온의 평행 이론 Nike and On Running Parallel Theory
최근 나이키와 온에 관련된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나이키는 폭락한 주가에 대한 내용인 반면, 온은 떠오르는 브랜드로 소개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사실 비슷한 점이 많은 두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며 앞날을 기대해 본다(Nike and On Running Parallel Theory).
스포츠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된 브랜드
나이키는 육상 코치인 빌 바우어만과 그의 선수였던 필 나이트가 1972년 설립했다. 빌 바우어만은 일찌감치 신발의 중요성을 알아차리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신발을 만들지 고민하는 발명가 체질이었고, 필 나이트는 경영학 석사 논문으로 운동화 시장을 분석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던 사업가 체질이었다.
온은 부상을 줄일 수 있는 신발에 대한 고민을 해오던 트라이애슬론 우승 출신의 올리비에 베른하르트(Olivier Bernhard)를 중심으로 마케팅과 경영 등 경력을 가진 두 친구 데이비드 알레만, 카스파르 코펠리와 함께 2010년 설립했다.
일상에서 발견한 독특한 기술
나이키 초기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는 와플 솔(Waffle Sole)이다. 아내가 아침에 만들어준 와플을 먹으며 그 기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와플 솔은 유연성과 접지력 그리고 쿠셔닝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었고, 그 외관은 1970년대 당시 다른 운동화보다 훨씬 특이했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계승, 발전되어 현재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는 나이키의 상징적인 기술이 되었다.
처음 보면 물음표와 느낌표가 함께 떠오르는 구멍이 뻥뻥 뚫린 온의 신발 창은 앞서 얘기한 좀 더 나은 신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올리비에 베른하르트가 정원 호스를 잘라 붙이는 실험에서 시작되었다.
기괴한 외관 덕분에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불렸던 초기 샘플은 개선과 발전을 거듭해 클라우드텍(CloudTec)이라는 기술로 완성되었다. 브랜드 초기의 제품들은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기능에 집중해서 정말 밑창에 호스 조각을 붙인 느낌의 외관이었지만, 소비자의 요구와 러닝화 시장의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여 좀 더 다양한 러너가 신기 좋은 세련된 제품을 내놓았다.
러닝 붐과 함께 이룬 성장
1970년대에 들어 미국 내 러닝의 인기가 치솟았다. 대중들의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1967년 나이키 창립자인 빌 바우어만이 저술한 책 ≪Jogging≫(국내에서는 ≪조깅의 기초≫라고 소개)이 발간되어 조깅이 건강 관리법이자 스포츠로써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프랭크 쇼터가 64년 만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러닝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여러 마라톤 대회가 시작되면서 러닝 시장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커져가는 러닝화 시장에서 나이키는 신생 브랜드였지만 우수한 기능과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빠른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온(On Running_ 또한 러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크게 성장한 브랜드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크루 문화를 중심으로 다시금 성장하던 러닝 시장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잠시 주춤했지만, 다양한 양상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러닝화 또한 2017년 나이키 베이퍼 플라이 발매 이후 카본 러닝화 열풍과 함께 많은 브랜드들의 제품과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었지만, 어찌 보면 다들 비슷한 모양새와 기능의 제품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능은 소비자들의 눈에 띄며 점점 인기를 얻게 되었다.
첫 올림픽 메달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올림픽 무대는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의 경쟁의 장이며 광고 매체다. 선수들의 성적은 곧 신발 브랜드의 성과로 직결되며 이는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나이키 신발을 신고 최초로 금메달을 땄던 선수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육상에서 영국의 스티브 오벳(Steve Ovett)이었다. 그를 위해 맞춤 제작된 ZOOM D를 신고 800m에서 우승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1984년 LA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올림픽 여성 마라톤 우승자 조앤 베노잇과 육상 4관왕 칼 루이스가 나이키 신발을 신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창립 12년이 되던 해에 나이키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온의 올림픽 도전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2명의 선수가 온의 신발을 신었는데, 이들 중 여성 트라이애슬론 선수인 스위스의 니콜라 스피리그가 클라우드 레이서를 신고 은메달을 획득하였다.
온의 창립 14년이 되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18개 종목 66명의 선수들이 온의 신발을 신을 예정이라고 한다. 테니스,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등에서 4개의 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는데, 과연 그들이 금메달과 함께 온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릴 수 있을지가 매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