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토요타를 만났을 때≫ When Nike meets Toyota
사회생활 혹은 일을 시작하면 누구나 생산성과 조직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애자일(Agile), 린(Lean), 스쿼드(Squad), 매트릭스(Matrix) 등 각종 경영 이론과 방법론을 소개하는 자기개발서는 나 스스로의 발전의 의지의 선택 혹은 경영진의 선택(대부분 이럴 거야…)에 따라 접하게된다. 다양한 논리를 바탕으로 이론과 성공사례를 담아낸 서적, 카드뉴스 그리고 동영상까지 이어지는 콘텐츠는 우리의 뇌를 들었다 놨다 한다.
이런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이 책 ≪나이키가 토요타를 만났을 때≫(When Nike meets Toyota)는 우리가 좋아하는 신발을 중심으로 이야 말한다. 나이키 혁신 & 훈련 센터(NITC)에서 린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고, 나이키 공급업체를 비롯해 신발 업계에서 12년간 몸담은 저자의 노고가 담겨있다. 특히나 우리가 잘 알기 힘든, 관련 종사자가 국내에서 더 찾기 힘든 신발 제조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이키가 어떻게 신발을 대하는지, 파트너 제조업체를 어떻게 훈련시키고 함께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읽어볼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신발을 좋아하는 슈톡인이라면, 혹은 신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더욱 빠르게 몰입할 수 있을 테다.
이 책은 이론 중심과 정답성 교재와 영단어 이니셜과 줄임말만 나열하는 그런 책은 아니다. 경영 관련 서적에 쉽게 지치는 나로서는 술술 읽혔다. 출판사와 편집자의 과도한 개입으로 방향성이 흐트러지거나, 흔히 말하는 ‘글 잘 쓰는 선수’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까? 개인출판물에서 느껴지는 그런 감성 중 하나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작가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터라 더 좋았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작가는 나이키의 성공에는 린 생산 방식 도입과 내재화에 있다고 평가한다. 단순한 제조 생산성을 위한 도구 이상으로 적용하고 확대했다고 본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란 성공적인 슬로건 뒤에는 이러한 단단한 과정-수많은 현장의 시행착오와 개선, 실천과 확대-을 거쳤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나이키 브랜드가 단순히 마케팅과 디자인 경쟁력으로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의 숨은 근간에는 도요타의 린 생산방식을 받아들이고 나이키의 시스템에 새로이 녹였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우리는 그것이 수백 개의 부품과 수십 개의 공급업체, 수많은 인력이 관여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매일 신는 신발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완성된 제품으로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 수많은 공정과 사람, 기술이 협력하여 쌓이고 쌓인 결과물이라는 점을 이 책 ≪나이키가 토요타를 만났을 때≫가 다시금 일깨워 준다.
도요타와 나이키라는 거대한 브랜드가 책 제목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으니 한번 읽어볼 만하지 않은가? 그나저나 오늘 출근할 때는 나이키를 신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