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과정으로 탄생한 트렌드 세터 On Running CLOUDMONSTER 2 PAF
최근 급부상하는 브랜드인 온 러닝(On Running/이하 On) 파급 과정은 조금 이색적이다. 기능화로 만들어진 제품이 대중들의 인기를 얻게 되는 과정은 보통 유명인의 착용으로 시작된다. 이를 본 일부의 관심과 호기심이 구매로 이어지고, 제품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로부터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어 가는 흐름이다.
키코 코스타디노브와 호카, 칸예 웨스트와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가 그랬다. 우리나라는 현빈과 나이키 루나 시리즈가 있었고 일본의 에어맥스 95 붐 등 스니커즈 신에서 이와 같은 사례는 정말 많았다.
하지만 온 러닝(On)은 조금 달랐다. 엘리트 선수 출신의 창업자가 고민한 독창적인 기능과 형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유입된 러닝 인구와 고도화된 러닝화 시장에서 소비자에 의해 먼저 선택되었다. 물론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와 계약과 할리우드 셀러브리티의 착용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인기 요소로 보긴 어렵다.
지금까지 러너들이 눈여겨보던 온 러닝이었다면, 올해 5월 발매된 온 러닝 x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클라우드몬스터 2(On Running CLOUDMONSTER 2 PAF)는 On을 패션 신에 제대로 각인시켜주었다. 게다가 다소 침체된 스니커 신에서도 리셀 가격이 치솟으며 인기를 입증했다.
국내 브랜드인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이하 PAF)는 몇 년간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브랜드고, 기능과 소재를 독창적인 미학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비슷한 두 브랜드가 만나 제대로 시너지를 만들었다.
CURRENT FORM 1.0이라는 이름의 컬렉션으로 의류와 함께 출시된 신발은 모델명과 아웃솔은 클라우드몬스터 2(CLOUDMONSTER 2)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갑피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PAF가 설정한 주제 아래 On의 디자이너 Rai Taku(@taaaaaabouu)가 본사가 있는 스위스의 취리히를 가로지르는 리마트 강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비대칭과 곡선미가 특징적인 디자인을 완성하였다.
스포츠 러닝 브랜드와 패션 디자이너가 함께한 선례는 나이키(NIKE)와 언더커버(UNDERCOVER) 협업의 GYAKUSOU가 있었다. 열성적인 러너인 디자이너 준 타카하시(Jun Takahashi)가 고심하며 만든 작업은 2010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되며 러닝 의류의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On과 PAF의 후속 협업 신발 CURRENT FORM 2.0이 공개되며 이후 컬렉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능성 러닝 의류를 일상복에 매치하는 러닝 코어가 앞으로 대두될 트렌드로 여겨지고 있다.
그 중심에서 On과 PAF가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하며, 세계 시장에서 더욱 많은 한국 브랜드가 다양한 문화를 선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