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와 김연경 – 내 그럴 줄 알았다 언더아머 – 내 그럴 줄 알았다 언더아머(Under Armour in Tokyo Olympics “See, What Did I Tell You?”)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의 아이콘은 단연, 여자배구의 김연경이었다. 한 명의 위대한 선수가 단순히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분위기와 사기를 진작시키고 나아가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자체의 희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김연경은 보여줬다.
여자배구 8강전 중계의 네이버 동시 접속자가 140만 명, 4강전은 순간 최대 접속자 3백만 명을 넘겼는데, 이렇게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스포츠 경기는 무척 오랜만이었다. 덕분에 김연경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광고 및 방송계에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 외의 미담은 너무 많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반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할 판에 김연경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언더아머 코리아(Under Armour Korea/이하, 언더아머)다. 언더아머는 2018년부터 김연경을 후원하고 있으며, 언더아머 광고에도 한국 인플루언서로 종종 등장하고 있다. 겨울 롱패딩 제품부터 올림픽 기간에는 김연경 티셔츠, 그리고 최근에 “Here Now”라고 불리는 김연경 컬렉션까지 김연경을 모델로 해서 많은 제품을 출시해 왔다.
언뜻, 언더아머 코리아가 김연경 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출시하는 제품은 제한된 실루엣의 의류, 맨투맨, 후디, 티셔츠 정도일 뿐이다.
언더아머 코리아의 브랜드 플래닝 부재
언더아머(Under Armour in Tokyo Olympics)가 올림픽 기간 아니면 그 후에라도 김연경의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 플래닝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 안타까울 정도다.
아래의 네이버 데이터랩 자료(기간 : 2021.07.01~2021.08.31/검색어 : 언더아머, 김연경, 여자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여자배구와 김연경의 검색 강도는 엄청났던 반면, 언더아머는 올림픽과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인다. 단지 옷을 몇 장 더 판매하기 위해서 김연경에게 후원했다면, 그건 김연경과 언더아머 모두에게 아쉬움만 남을 것이다.
언더아머는 김연경이라는 훌륭한 자사의 인플루언서를 가지고, 크게 2가지 정화 작용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여성 소비자로의 접근이다. 언더아머는 전통적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남성들을 위한 브랜드로만 인식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이번 도쿄 올림픽 이후(Under Armour in Tokyo Olympics)에 여자 배구 클럽에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과 매일 밤 양재천을 뛰는 수많은 여성 러너들을 생각해보면, 여성 소비자한테 어필하는 것은 언더아머 에게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다.
김연경이 강스파이크를 때리는 것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은 선수,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활동들을 공유하면서 여성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한국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언더아머 하면 다들 3대 5백과 언더아머 단속반을 떠올린다. 그 외 일진 옷 등 부정적인 성향의 단어가 많이 붙는다. 당장 매출을 늘리는 것에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이 브랜드가 오랜 기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런 오물들을 씻어 낼 필요가 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간 오래 가기 위함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를 많이 받는, 한국 여자 배구 협회에 공식 스폰서가 되면 어떨까? 여자 배구는 스폰서 구하는게 쉽지 않고, 기존의 아식스(asics)보다는 언더아머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 텐데 말이다. 김연경 또한 한국 여자 배구가 더 사랑받는데 기여하는 언더아머에 더 호의적이지 않을까?
최근 언더아머 코리아가 생각보다 실적이 부진하다는 기사를 봤다. 엄청난 포부를 가지고 한국 시장에 직진출 했으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스포츠 브랜드가 순간의 사랑을 받을 수는 있어도 오랜 기간 사랑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안착하면 일정 수준을 지속하는 것이 한국 시장의 특성이다. 감히 표현하자면, 박지성 이후에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운동선수인 김연경과 언더아머는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시의적절한 전략 수립과 활용을 통해 언더아머 역시 한국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같은 대표 스포츠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우뚝 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