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신발 산업의 소식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이곳 슈톡. 그리고 최소 이 글을 보는 당신과 나는 신발병에 걸려 끙끙 앓아본 적이 있거나 불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내고 있으리라 예상한다. 스니커헤드 일명 마니아 수준을 넘어선 열정과 병적인 컬렉팅으로 인한 일상의 침범까지 진행되는 이 신발병을 극복한다는 것은 마치 담배를 끊는 자와 겸상하지 말라는 말이 오갈 정도의 레벨이 아닐까 싶다(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니 눈감아주시길). 혹은 신발 이야기를 나누는 슈톡에서 그런 건 집어치우고 연애 이야기나 정치 이야기로 도배하면 트래픽이 더 나올 것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데, 지난달에 만났던 강현모가 그런 인물 중 하나다. 불치에 가까운 신발병을 본인의 강력한 의지와 엄격한 기준으로 다스린 사람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15년 이상 신발을 사랑했고 뉴발란스 입사를 꿈꾸고 입성까지 이룬 성덕(성공한 덕후)이며 진정성 있는 스니커헤드이자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연결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7년 차 마케터 되시겠다.

실제로 마주한 그는 굉장히 부드러운 인상이다. 뭐랄까. 《솔로지옥》, 《하트시그널》, 《나는 SOLO》, 《돌싱글즈》와 같이 수많은 플랫폼과 채널에서 진행하는 짝짓기 예능에서 등장하는 여자 출연자 모두가 말하는 공통적인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바로 다정다감한 남자의 교과서적 모델이 여기 있었네?라고 싶을 정도다. 오랜 시간의 대화 속에서 느껴진 그의 배려와 다정함은 모두가 반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다. 여기에 일과 삶을 대하는 철학과 태도, 그리고 실천력에서는 N잡 마케터로서의 뜨거운 열정마저 느껴졌다. 묘한 사람이다.

어느덧 나이를 먹으면서 일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저울질을 하는 시기에 만난 그와의 짧은 만남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나를 물으면 둘이 아닌 다섯을 알려주는 이런 직장인 선배 혹은 후배가 있었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내가 남초 회사에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게다가 아직 젊다.

다정다감(多情多感)으로 온몸을 두른 에겐남 강현모. 그와 나눈 대화를 살짝쿵 풀어본다. 나의 부족한 글 솜씨로는 그의 따뜻함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할까 봐, 그저 아쉽고 미안할 따름이다.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1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챕터 1. 300족을 보유했던 스니커즈 컬렉터, 단 18족만 남기다

: ShoeTalk신발을 언제부터 모으기 시작한 거에요? 그 매력이 뭔가요?

: 강현모신발은 언제나 내 몸에 걸치는 것이라 좋아해요. 우리가 오브제를 사거나 장식품을 구매하면 일정한 공간에 두고 보기만 하잖아요. 이동이 어렵기도 하고 사용성도 떨어지고요. 신발은 조금 달라요. 각 잡고 사진을 찍어서 기록을 남길 수도 있고, 신고 다닐 수도 있고, 장식품으로도 쓸 수 있죠. 신발을 신으면 하루 종일 내 몸에 머물러 있으니까 물건의 존재 본질과 그 사용 가치가 이상적이에요.

저에게는 안경도 그런 물건이긴 한데, 안경은 시력 교정이라는 테크니컬 요소의 장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신발은 소모품 겸 내 취향을 드러내는 오브제로 아름다움까지 주죠. 실생활에서도 가장 필요하고 강력하게 사용되고요. 남들에게 자랑하는 게 아닌 내가 쓰고 있는 느낌을 주는 그런 물건, 내가 애착과 여러 의미를 줄 수 있는 것이요.

: ShoeTalk언제부터 스니커즈에 관심이 생기신 거예요?

: 강현모저도 뭐 평범해요. 다른 분들이랑 비슷합니다. 요즘은 교복 자율화 학교가 많던데, 저는 교복을 입던 세대라서 학생 신분으로 멋 부릴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어요. 거의 모든 또래의 꾸밈이 시계나 가방, 신발 정도로 정해져있잖아요. 우리 몸에 제일 오래 붙어있는 게 시계 아니면 신발이죠. 가방은 학교 도착하면 바로 고정되니까요. 그래서 몸에 걸치는 아이템에 신경 쓰기 시작했는데, 누구에게 과시하는 그런 건 아니었어요.

학생 신분에서 하루하루 공부하는 것 이외에 재미를 찾으려면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것이 출발점이었어요. 그냥 교복에 매치될 만한 것을 찾았고 주변 친구들이 신은 신발을 볼 수밖에 없었죠. 스니커즈 컬렉터 중에는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제가 남녀공학을 다녔는데, 옷이나 신발 이야기하면서 패션을 주제로 친구들이랑 쉽게 접점을 이룰 수 있었어요. 교우 관계 성립의 하나의 수단으로 신발을 좋아했던 거죠. 그리고 3살 터울의 친형의 영향이 컸어요. 형이랑 저랑 초, 중, 고까지 학교 동문인데, 형 주변에 유독 옷이랑 신발에 미친 형들이 많았어요. 자연스레 영향이 클 수밖에요.

마침 그때가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막 시작되던 때라, 학생 입장에서 구매가 힘든 제품에 대한 리뷰를 보고 블로거의 후기, 어떻게 신발이랑 바지를 매칭했는지를 살폈습니다. 블로그, 힙합퍼, 무신사 이런 스트리트 패션 커뮤니티도 많이 찾았죠.

그렇게 패션 사진을 계속 보고 정보를 얻으니까 교복을 안 입게 되는 주말에 옷차림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유니클로가 한창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하던 때라 많이 이용했죠. 인천에 유니클로 매장이 2개인가 있었는데, 전철 타고 버스 타고 기어코 찾아가서 후기에서 눈여겨봤던 바지 핏과 신발 매칭을 구현해 보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나이키매니아라는 곳까지 이어졌습니다. 2008년~2009년 사이에 나이키매니아에서 근 10년 만에 신규 회원가입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친형이 정보로 가입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제가 방문했던 무신사 같은 커뮤니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어요. SNS도 없던 시절인데, 각 지역의 유명한 나이키 매장 직원분들이 직접 발매 소식을 공유하고 그랬어요. 그 덕분에 유명 매장도 가보고 신발을 구매하던 게 낙이었죠.

니이키매니아(nikemania.com)
니이키매니아(nikemania.com)


: ShoeTalk남들이랑 똑같은 신발은 왠지 피하고 싶고, 뭔가 좀 다르고 희귀한 걸 신어보고 싶은 그런 욕구인가요?

: 강현모네, 그 욕심이 맞아요. 신발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그럴 거라 생각해요.

: ShoeTalk결혼하고 그 많던 신발을 12족으로 싹 줄이셨다고 들었어요. 예전엔 도대체 얼마나 모으셨던 거예요? 뉴발란스만 100족, 나이키도 100족 넘게 보유하셨다던데, 지금은 진짜로 12족뿐인가요?

: 강현모지금 세어보니, 슬리퍼까지 포함해서 정확히 18족 갖고 있습니다. 한창때는 200~300여 개의 신발을 쌓아놓고 리뷰 했었죠. 리뷰를 위해 구매한 것도 있었는데 새것 그대로 보관만 하다가 대부분 정리했습니다. 내가 지금 오늘 그리고 내일 하루를 살아가는 데 지장이 있는가 없는가를 기준으로 하니까 대부분 정리되더라고요.

: ShoeTalk그거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신발병에 걸린 사람들은 잘 못하잖아요. 불치병에 가까운 건데.

: 강현모맞아요. 제가 원래 스스로에게 엄청 가혹하게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라서 실행에 옮길 수 있었죠. 지금 남겨진 옷도 대부분 무채색입니다. 집에 놀러 온 지인도 생각보다 옷이 없다고 놀랄 정도니까요. 결혼하고 라이프스타일을 간소하게 바꾼 게 가장 컸어요.

예전에는 ‘하늘 아래 똑같은 그레이 색상은 없다. 차가운 아스팔트 그레이, 핑크빛 도는 그레이’라면서 온갖 이유를 만들어서 자기합리화를 많이 했죠. 힘겹게 신발과 옷 덜어내고 또 덜어냈습니다. 대형견을 키우는데 아파트에서만 가둬 놓고 사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아마 신발 좋아하시는 분들 다 아실 거예요.

챕터 2. 신발과 함께한 가족과의 추억

: ShoeTalk그동안 수많은 신발을 소유하고 신어봤을 텐데, ‘베스트 스니커즈’를 꼽자면 뭘 고르실 건가요?

: 강현모기준에 따라 좀 다를 텐데 딱 두 개만 꼽고 싶어요. 첫 번째로 살로몬 XT-6(Salomon XT-6), 그중에서도 브라운 톤의 캥거루 색상을 베스트 슈즈로 뽑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노다(Norda)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 살로몬이 한창 피크일 때 가장 높은 리셀 가격이 형성되었던 색상의 제품이에요.

신혼여행으로 스위스와 유럽을 처음 다녀왔는데 너무 편했어요. 솔직히 뉴발란스의 신발보다 제 족형에 매우 적합하더라고요. 미안하지만 정말로 편했고, 신발의 형태 자체가 발목 쪽이 뚱뚱하지 않고 발을 감싸면서 조여주어서 바짓단을 기가 막히게 잡아줍니다.

슬림한 스타일과 캐주얼 셋업을 입을 때, 단정한 착장에도 정말 튀지 않게 은근히 잘 어울렸어요. 가벼운 트래킹에도 좋고, 유럽 쪽의 돌이 많은 길을 다녀도 미끄럽지도 않고 퍼포먼스 능력도 좋았어요. 아내랑 커플 신발로 신고 갔었는데 아내 역시 상당히 만족했어요.

아내 사이즈 제품을 구매하려고 주말 아침 첫 차를 타고 매장 앞에 기다려서 구매했던 추억도 있네요. 아내가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옷들을 좋아해서 구두류를 많이 신었는데, 살로몬 XT-6가 두루두루 잘 어울려서 더 좋아했어요. 인생 템이라고까지 이야기하던데요.

두 번째 베스트 스니커즈로는 뉴발란스 990v4(New Balance 990v4)를 꼽습니다. 베이지 톤이 돌지 않는 그 쿨 그레이 색상, 뉴발란스하면 생각나는 그 도시적인 그레이 색상이 잘 어울리는 신발로 누구나 신발장에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할 기본 템이죠. 디자인적 완성도 역시 990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다고 봐요.

뉴발란스 퇴사 전에 부모님과 형과 형수 그리고 저와 아내까지 패밀리 슈즈로 마련했습니다. 나중에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베이비 사이즈까지요. 뭐랄까? 퇴사와 맞물려서 마련한 터라 어느 정도 기분 좋게 마무리를 만들어준 신발이죠.

그리고 일본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가 뉴발란스 재팬 캠페인에 모델로 등장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신어주니 또 한 번 저의 인생 신발에 쐐기가 되었죠.

뉴발란스 993 패밀리 슈즈
뉴발란스 993 패밀리 슈즈
뉴발란스 990v4(New Balance 990v4)
뉴발란스 990v4(New Balance 990v4)
류이치 사카모토, 뉴발란스 990v4/뉴발란스 재팬 캠페인(Ryuichi Sakamoto, New Balance 990v4 for Japan Campaign)
류이치 사카모토, 뉴발란스 990v4/뉴발란스 재팬 캠페인(Ryuichi Sakamoto, New Balance 990v4 for Japan Campaign)
류이치 사카모토, 뉴발란스 990v4/뉴발란스 재팬 캠페인(Ryuichi Sakamoto, New Balance 990v4 for Japan Campaign)
류이치 사카모토, 뉴발란스 990v4/뉴발란스 재팬 캠페인(Ryuichi Sakamoto, New Balance 990v4 for Japan Campaign)


: ShoeTalk아니, 너무 멋진 이유가 많은 거 아니에요? 아니면 마케터로서의 본능인가요?

: 강현모사실, 여러 개의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걸 좀 좋아해요.

: ShoeTalk현모님이 남기신 여러 글을 훑어보면 뉴발란스 990v2 모델에 대한 애착이 묻어나더군요.

: 강현모이랜드 뉴발란스 재직 시절 MADE 라인을 담당했는데, 990v2는 언제나 재고가 남아서 저에게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990v1은 시리즈 처음이라는 가스라이팅이 있고, 990v3는 처음으로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간 모델이었고, 990v4는 디자인적으로 고평가를 받았고, 990v5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잘 끊어줬는데 990v2만 좀 썰렁하더라고요. 990v2가 1998년도에 발매되고 스티브 잡스가 타임지 커버로 신고 나왔던 신발이에요.

Time Magazine Jan 2012 Steve Jobs Special Commemorative Issue
Time Magazine Jan 2012 Steve Jobs Special Commemorative Issue

990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날렵한 세입이고 뉴발란스에서 자체 개발한 앱졸브(ABZORB : 충격 흡수 쿠셔닝 기술)가 처음 들어간 신발이죠. 미드솔이 두께감도 있고 특이하게 생겼어요. 아쉽게도 치명적인 고질병이 하나 있는데 발뒤꿈치 부분 안감이 얇아서 잘 터져요. 그게 좀 아쉬운 신발이에요. 저같이 비주류를 선호하는 분들은 좋아하는 신발이고, 마케팅 담당자로서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누가 좋아할까라는 마음가짐과 책임감이 많이 담겼던 모델입니다. 제가 웨딩 사진을 찍을 때도 990v2를 신고, 각종 경조사 때도 캐주얼한 셋업에 990v2를 신었어요.

뉴발란스 998 모델도 좋아합니다. 재직 당시 998이 발매될 때 글로벌 PR 자료에 메이드(Made in) 컬렉션 라인 중에서 가장 날렵한 세입의 900번대 모델이라고 되어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둥근 것보다는 날렵한 라스트(Last)를 선호하는데, 레트로 되면서 통이 길었던 것도 좀 보완을 해서 나온 것 같더라고요. 막 터무니없이 길게 나오지도 않았어요. 결론적으로 저는 역시나 비주류를 좋아합니다.

: ShoeTalk남들 따라 사는 게 아니라, 본인 취향이 100% 반영된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 뉴발란스 990v6 트리플 블랙을 구매하셨던데… 저도 좋아하는 모델이거든요.

: 강현모사실 저도 뉴발란스 퇴사 후에 990 시리즈를 다시 사게 될 줄은 몰랐어요. 게다가 트리플 블랙은 색감이 무거운 느낌이 있어서 평생 안 신어본 색이에요. 요즘은 물건 구매하는 기준이 바뀌어서, 유행하거나 튀는 디자인보다는 매일매일 골고루 입을만한 것만 사거든요.

990v6이 기본 끈으로만 남기면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품이죠. 제가 땀이 많은 체질이라서 자연스럽게 기능성 의류를 선호해요 앤드 원더(And Wander)의 바지 같은 통기성 좋고 가볍고 아웃도어 스타일의 제품 같은 것들이요. 그 스타일에 맞게 스토퍼와 고무줄 끈으로 교체했어요. 일본 패션 크리에이터들이 그렇게 아웃도어 스타일의 신발로 튜닝하더라고요.

: ShoeTalk신발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준다면?

: 강현모뉴발란스 MT580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580 모델이 일본 스트리트 신에서 가장 정점을 찍어주었던 모델 중 하나라서. 로망이 좀 있었죠. 약 2008년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뉴발란스 매장에 MT580 모델이 딱 두 가지 컬러만 들어오고 18만 9천 원에 발매되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 부평에 일본 별주 모델을 잘 갖고 오던 초코멀티라는 멀티숍에서 MT 580 스파이 vs. 스파이(new balance 580 Spy vs. Spy)를 친형이 거금을 들여 구매한 거예요. 블랙/화이트 각 1족씩 2가지 버전으로 함께 발매된 모델인데 형이 군 입대를 하면서 몰래 신고 그랬어요. 형이 휴가 나오기 전에는 깨끗하게 닦아두었고요. 아마, 형이 제가 신었던 거 알았을 텐데, 그냥 모른척해 준 것 같아요. 얼마 전 본가에서 짐정리하다가 신발을 확인해 보니 가수분해가 되어서 가루가 되어있더라고요.

MT 580 스파이 vs. 스파이(new balance 580 Spy vs. Spy)
MT 580 스파이 vs. 스파이(new balance 580 Spy vs. Spy)

: ShoeTalk형제간의 우애가 깊군요. 가족과의 추억이니 멋져요. 하나 더 있다면요?

: 강현모뉴발란스 990v3 네이비 컬러가 저희 아버지의 최애 신발이 된 사연이에요. 예전에 친형이 뉴발란스 미국 아울렛(일명 조씨네)에서 993을 79달러에 팔 때 온 가족 신발로 구매했어요. 아버지께서 네이비, 어머니와 형이랑 저는 그레이로 골랐죠. 아버지께서 전형적인 그 한국 아저씨 옷차림을 하세요. 셔츠 입으시고 배바지에 벨트하고 헤지스 같은 점잖은 브랜드를 선호하시는데, 그런 스타일에 뉴발란스 993을 신고 다니셨어요.

세월이 지나서 중창도 누렇게 황변이 왔고 일부 변색과, 갈라짐도 있는데 마음에 드신다고 계속 신으시더라고요. 아버지께서 검소하신 편이라 새 신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하셨어요. 물건에 대한 욕심도 없으시고요.

그런데 저는 신발 몇십 족을 용돈 모아서 사고, 또 돈 버니까 또 사면서 열심히 제 신발장만 채웠더라고요. 어느 날 아버지의 갈라진 신발을 발견하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내 욕심만 챙겼지 부모님 것을 살펴보지 않은 후회였어요. 마침 이랜드 뉴발란스에 합격했던 터라 아버지의 새 뉴발란스 993을 구매하기로 했죠.

아쉽게도 그때 993 네이비는 단종이었고, 992로 선회했는데 전략적으로 992를 밀어주던 시기여서 리셀 가격이 40~60만 원까지 가서 무리였어요. 최종 선택으로, 990v3를 해드렸습니다. 990v3는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가서 착화감도 좋고 뒤축도 매쉬 재질이라 튼튼했거든요.

물량도 많지 않던 때라서 일정이 안 맞는 저 대신 아내가(그때는 결혼 전) 연희동 카키스 매장에 가서 아버지 사이즈를 구매했습니다. 아버지는 유럽 여행 가실 때도 신으시고, 좋은 자리나 가족 식사 등 모임이 있는 자리에는 언제나 선물 받은 990v3을 신으세요. 비 오는 날이거나 험한 데 가실 때는 상태 안 좋은 993을 신으시고요. 아버지께서 그날 신는 신발만 보아도 대략 어디를 가시는지 파악이 되지요.

아버지의 뉴발란스 990v3
아버지의 뉴발란스 990v3

챕터 3: 성공한 덕후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일에 대하여

: ShoeTalk아마 많은 분들이 뉴발란스에서 퇴사한 이유를 궁금해할 텐데요.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정말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기업이잖아요. 사람도 워낙 적게 뽑는 곳이고요.

: 강현모그 질문 정말 지겹도록 많이 받았어요.(웃음) 일은 정말 재미있기도 했고, 또 그만큼 많이 힘들기도 했거든요. 제가 재직 중일 때 에메 레온 도르(Aime Leon Dore)의 디렉터인 테디 산티스(Teddy Santis)가 뉴발란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로 한창 활동하고 있었어요. 덕분에 메인 라인인 ‘MADE IN USA’ 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마케팅을 담당했었죠. 보통 뉴발란스 미국 본사 팀에서 글로벌 가이드를 만들어서 각 지역 로컬 팀에 내리면, 그것을 바탕으로 현지 마케팅 활동을 펼쳐요.

글로벌 가이드가 워낙 엄격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시각적 요소들이 아주 칼같이 통일되는 장점이 있죠. 저 역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존중하고 인정해요. 다만 마케팅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로컬에서의 자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한국 시장에 맞춰 유연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줄어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어쨌거나 저는 뉴발란스의 든든한 팬이었고, 그 정점에 있는 프리미엄 ‘메이드 인(Made in)’ 컬렉션을 담당했었으니까 자부심을 가졌죠. 실제로 대표 라이프스타일 신발 574의 마케팅 성과와 판매 성적도 좋았어요. 제가 그린 기획안대로 매출 성적표가 딱딱 나오니까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대기업이라는 울타리, 브랜드가 주는 소속감과 타이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에서 메인 카테고리를 담당하는 사명감 외에 정말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게 됐어요. 속된 말로 ‘뽕’에 차 있었던 건 아닌지 되짚어 보게 된 거죠. ‘내가 진짜 직장인으로서 이 이름값에 기대어 안주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오롯이 내 실력 하나만 가지고 필드에서 무언가를 증명해 보고 싶은 건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마음속에 싹텄어요. 결론적으로는 후자를 택했죠.

: ShoeTalk회사에서 인정 많이 받지 않았나요?

: 강현모감사하게도 많은 동료와 선배님들 덕분에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지금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스스로는 준비된 직원이라 생각했는데 회사와 팀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뉴발란스 신발을 100족 넘게 수집하고 기록해 오면서 신발 덕후와 전문가 포지셔닝으로는 어느 정도 성공했을지 몰라도, 수백 명의 직원이 함께 먹고살며 거대한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죠.

물론 지금이야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시에 저는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했고, 실무 브랜드 경험이 거의 처음인 서툰 주임 사원이었으니까요. 입사 전에는 ‘뉴발란스의 슬로건과 고객에게 전해야 하는 메시지, 그리고 이 제품은 이렇게 풀어야 시장 반응이 폭발할 텐데’하고 혼자만의 논리가 있었죠.

그런데 실제 조직 내부 깊숙이 들어가 보니까 ‘이 제품은 이렇게 풀면 더 잘 될 것 같은데 왜 이런 식으로 하는 거지?’하고 밖에서 보며 아쉬워했던 것들의 맥락과 어쩔 수 없는 사정들이 다 읽히기 시작하더라고요. ‘아, 저 복잡한 상황 속에서는 저게 최선의 결정이었구나’라고 무릎을 치는 일들이 훨씬 더 많았죠. 외부 시선에서는 속된 말로 좀 짜친다고도 하는 모습이 보일지 모르지만 그걸 알면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좀 있어요. 조직이다 보니 다른 팀과도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야 하고 조율도 많이 해야 하고요.

사실 매출 상승과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서로 부딪히는 가치를 어떤 비중과 우선순위로 조율해 나갈 것인가는 뉴발란스나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다국적 글로벌 브랜드들의 끊이지 않는 숙제에요. 매출은 대박을 쳤지만 브랜딩은 깎아 먹을 수 있고, 반대로 브랜딩은 좋은데 매출 수치가 반 토막이 날 수도 있거든요. 이런 경험과 학습을 많이 했어요.

마케터로서 스스로 부족함을 끊임없이 절감했기 때문에, 저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일했어요. 스스로에게 엄격하니 매사에 더 몰입하게 되고, 그 과정을 알아주신 동료와 선배님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하게 승진을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 ShoeTalk지금 듣기만 해도 그 중간 과정이 생각나서 머리가 아파집니다.

: 강현모결국 관련된 모든 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분들이 제 기획에 진심으로 공감해 주셔야만 제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가 현실로 나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소통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다행히도 큰 마찰 없이 잘 진행됐습니다. 프로젝트나 일은 끝나지만 결국 사람은 남더라고요.

그러니까 일은 언젠가 종결되지만 제가 회사를 벗어나더라도 마음 맞았던 동료와는 계속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잖아요. 입사 초에 사람을 챙기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회사 생활의 목표 중 하나로 삼자라고 생각했어요. 퇴사 때 즈음 돌아보니 좋은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성과 갖고 피 터지게 싸워봤자 다 한때잖아요. ‘덕분에’라는 습관이 여기에 도움이 되었고요.

강현모의 이랜드 뉴발란스 재직 시절/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뉴발란스 990 해체/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8

: ShoeTalk현재 로우로우에 몸담고 계시죠?

: 강현모네, 지금은 로우로우(RAWROW)노티카(Nautica)를 전개하는 알씨씨(Raw Creative Center)에서 일하고 있어요. 두 개 브랜드의 모든 브랜드 경험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안경이나 가방 쪽을 담당하고 있는데, 제가 이전부터 로우로우 브랜드 가방이랑 안경을 진짜 즐겨 쓰고 있었거든요. 원래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직접 써보니까 품질도 좋아서 애정하던 곳이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 회사 안에 저를 마케터로서 한 단계 더 확 성장시켜 주실 만한 든든한 선배가 계셨던 게 이직을 결심한 큰 이유였어요.

전 직장인 뉴발란스는 글로벌 플랜을 로컬에 맞게 잘 실행하는 조직이었다면, 지금 여기는 한국 브랜드를 글로벌로 확장시켜야 하는 정반대의 일입니다. 오히려 제가 실무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판단하던 차에 오퍼도 있었어요.

월드와일드월드(Worldwide World)
월드와이드월드(Worldwide World)
work at 로우로우(Rawrow)/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work at 로우로우(Rawrow)/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Interview with KHM1406)

: ShoeTalk본인을 어떤 마케터라고 생각하세요?

: 강현모음. 이직 면접 준비하면서 진짜 진지하게 고민 많이 한 건데, 저는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마케터라고 해요. 우리 브랜드 제품을 한 번이라도 접해본 분들이 완전 마니아, 찐팬이 될 수 있도록 소통 방식을 설계하는 사람이랄까요? 제 SNS 프로필(@khm1406)에도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라고 적어 놨거든요. 제가 지금 글을 남기고 있는 디 에디트(the edit) 채널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어요. 이렇게 큰 채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해 보면 전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죠. 전문 에디터는 아니지만, 마케터로서 할 수 있는 영역을 글로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인 셈이에요.

: ShoeTalk마케팅 업무가 본인 적성에 잘 맞으시나요?

: 강현모지금쯤 돌아 보니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성장하기까지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마케터로서 남을 설득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정말 중요한데, 제 강점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매너를 갖춘다는 점이었어요. 오해 마세요, 같이 일했던 분들께 가장 많이 들었던 내용입니다. 저라는 사람의 성격이 업무상의 강점으로 이어지니 이제는 어느 정도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ShoeTalk블로그에 쓰신 글들을 싹 읽어봤어요. 성장 과정의 기록을 보니 저도 배울 점이 참 많더라고요. 특히 직장 동료들한테 ‘덕분에’라는 말을 엄청 자주 쓰시던데, 저 그거 자주 써먹고 있어요.

: 강현모저도 방금 말씀해 주신 거 듣고 ‘덕분에’라는 말이 나한테 완전히 습관화되었구나를 새삼 느꼈어요. 곰곰이 돌아보면 제가 대학교 때 학군단(ROTC) 생활을 하고 소대장으로 장교 생활을 했습니다. 동기 생활을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칠 때가 있는데, 어찌 되었건 동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나중에 소대장이 되어서도 소대원들에게 ‘명령’이라는 단어를 절대 안 썼어요. 대신 ‘나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 이걸 해야 하고 부대의 목표가 이것이니, 내 힘만으론 벅차니까 너희들이 힘을 좀 빌려줬으면 한다.’ 이렇게 표현하니까 소대원들이 알아서 따라오더라고요. 제 결혼식에 같이 군 생활했던 소대원들이 20명도 넘게 와줬어요.

: ShoeTalk허허, 그게 말이 되나요? 그 많은 소대원들이 다 찾아왔다고요? 그럴리가??

: 강형모거의 뭐 동호회 정모 분위기였죠. 남들이 보면 군 생활 잘했나 보다고 하겠지만, 저는 그냥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사는 사람이에요. 조직에서 마케팅 업무를 해보니까 결국 똑같더라고요. 매출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부서마다 사람마다 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잖아요. 그걸 다 기분 안 상하게 풀어서 공통된 목표로 끌고 가야 해요. 제 기준에서 마케팅은 절대로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에요. 아니, 회사 생활 자체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단 1도 없죠.

예를 들어 팝업 스토어 하나를 준비한다고 해요. 일정 뽑아야지, 디자이너 분한테 매달려서 팝업 디자인 요청해야지, 영업팀 찾아가서 ‘이번 목표 매출이 이 정도니까 이만큼의 물량 확보해 주세요.’라고 해야죠. 만약 한정판 발매가 있다면 대기 줄이 얼마큼 늘어설지도 예측해야 하고요. ‘올해 남은 재고 중 이만큼을 풀고 나머지는 다음 행사 때 쓰죠.’하고 부서마다 찾아다니면서 다시 피드백 받고 계속 다듬어서 기획안을 만들어요. 그렇게 경영진에 ‘이 행사로 우리 회사가 이 정도의 이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보고하죠. 이 중간 소통의 과정에서 부서와 구성원이 기분 상하지 않게 이메일 하나 쓸 때도 단어 하나하나 많이 신경 썼어요.

세상에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나를 도와주는 주변 분들한테 힘을 빌려 쓰는 거죠. 회사 생활을 오래 한 것도 한 건 아니지만, 서른네 살까지 살면서 느낀 불변의 진리가 딱 이거예요. 물론 혼자 일하는 게 편한 사람도 있고, 팀원들이랑 섞여서 일하는 게 잘 맞는 사람도 있겠죠. 그건 각자 성향 차이니까요.

제가 매일 타는 지하철만 봐도 그래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운전해 주시는 기관사님이 계시니까 제가 이렇게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결국 인생은 다 주변에서 빌려 쓰는 거다. 진짜 온전히 내가 소유하는 것은 내 신발장의 신발들뿐이죠.

결국 인생은 다 주변에서 빌려 쓰는 거다. 진짜 온전히 내가 소유하는 것은 내 신발장의 신발들 뿐이죠.

: ShoeTalk음, 잘 아시죠? 면접 때 이렇게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면 합격이라는 것을요. 인터뷰를 요청해 만난 것이지만 이렇게 답변을 정리해서 한 번에 이야기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 강현모사실 이직 면접 때도 면접관분들께 지금처럼 이렇게 똑같이 말씀드렸어요. 다들 꽤 신선해하며 놀라시더라고요. 뉴발란스 재직 시절에 저를 채용해 주셨던 상무님을 회사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인사를 드리면, ‘뉴발란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그냥 사람으로 형상화하면 딱 현모 님인 것 같아요’라는 과찬을 듣기도 했어요.

제가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 엄청나게 깊었지만, 평소에 입고 다니던 옷차림도 뉴발란스와 잘 어울릴만한 클래식 핏으로 입었어요. 고아캐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본 브랜드나 유니클로를 섞어 입고, 힘을 줘야 할 때는 한정판 아이템을 섞었어요. 마침 그때 패션 신에서 ‘시티 보이’라는 키워드가 한창 유행이었는데 제가 마침 그런 스타일을 추구하던 터라 뉴발란스 클래식/라이프스타일 마케팅에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어요.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9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10

: ShoeTalk중학교 때부터 계속 글로 기록을 남겨오신 건가요?

: 강현모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기록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대신 그때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그 순간을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했죠. 중고등학교 때 인터넷 검색으로 브랜드 이름을 학습했고, 친구들이 패션 이야기를 하다가 막힐 때 제가 정보를 공유해 줬어요.

그때가 빅뱅이 치고 나오던 시기인데, 친구가 ‘아!, 그 빅뱅이 신었던 하이탑 신발이 뭐였더라?’하면 제가 ‘아. 그건 리복 프리스타일이지.’, ‘리복 펌프 아니었어?’, ‘펌프는 GD가 신었던 것이고 무대의상으로 매칭한 것은 프리스타일이야. 그거 지금 저렴하더라. 리복 매장 가면 바로 구매할 수 있을 거야.’ 대략 이런 식으로 짚어줬죠.

그렇게 알짜 정보 제공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검색하고 기록하고 글로 쓰고 하는 습관이 붙더라고요. 친구들이 저에게 어떤 옷을 사야 하는지 많이 물어봤고 선택지가 될만한 것들을 제공하는, 약간의 큐레이터 역할을 했고 친구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친구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으니 저 스스로도 직접 알아보고 입어보고 추천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행동이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그 행위들이 사회에서 ‘마케팅’이라고 불리더라고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려면 경영이나 경제학 등 기본적인 상경 계열 학과로 가는 게 좋다는 것을 알았어요. 너무 전통적인 경영/경제학과는 피하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운이 좋게도 무역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요.

: ShoeTalk국내 입시 정서상 중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마케팅 영역에 도전하고 싶어, 또 그것을 전공해서 배우고 싶어!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사회 나와서도, 또 죽기 직전까지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어른이 수두룩해요.

: 강현모맞아요, 제 주변에도 아직 자기 적성 못 찾은 친구들 꽤 많아요. 제 인생에서 신발이라는 존재가 사람 사는 데에 필요한 공부를 해주게끔 만들어준 최고의 매개체에요. 제 인생에서 제일 고민이 많던 시기에 그 길을 확 좁혀준 가이드. 내가 어떤 것을 잘하는 사람이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래서 나중에 이런 일을 하면 좋겠구나까지 이어지게 해준 것이요. 그런 관심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챕터 4.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 ShoeTalk회사생활과 개인 프로젝트 <아워페이스>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아워페이스의 근황은 어때요? 현재 프로젝트를 잠시 쉬고 있는 거지요?

: 강현모네, 지금은 휴식 중이에요. 뭐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건 아니고요. 처음 <아워페이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1차적인 목표는 포트폴리오였어요. 첫 회사를 다닐 때 마케팅 직무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어요.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의 팀을 구성한 거에요. 제가 국내 브랜드를 좋아하니까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이 브랜드들을 조금 더 알려보자는 취지였어요.

같은 회사 재직 중이던 디자이너, 장교 동기 중에 포토그래퍼, 그 친구의 지인인 영상 디렉터도 끌어들여서 4명으로 시작했어요. 멤버 모두 나이대가 비슷하고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합의도 원만하게 잘 되었어요. 브랜드 선정하고 대표님 섭외하고 콘텐츠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전체 과정을 다 함께 만들면서 많이 배웠어요. 



: ShoeTalk오! <아워페이스> 프로젝트 멤버들은 현재 잘 지내고 있는 건가요?

: 강현모네. 각자의 영역에서 잘 활동하고 있어요. 아워페이스에서 총 10개의 브랜드를 조명하는 콘텐츠를 발행했는데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만들었던 티셔츠 굿즈는 리오더까지 해서 200장 가까이 팔았어요. 리사이클 키링은 4차 리오더까지 갔었고요. 인터뷰했던 브랜드 중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 입점 제안받아 판매를 진행했어요, 어느 날 배우 이선빈님이 구매해서 인스타에 올려준 인상 깊은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멤버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라 별도의 프로젝트에 힘 쏟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에요.

: ShoeTalk디 에디트에도 종종 글을 올리고 계십니다.

: 강현모네. 이것도 <아워페이스> 프로젝트 덕분이에요. 디 에디트(the edit) 측에서 덜 알려진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콘셉트를 좋아해 주셨어요. 패션 분야 현업 종사자면서 제품 구매에 대한 리뷰를 남긴 글도 도움이 되었죠. 제품을 왜 구매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남기는 편인데 이것도 잘 맞았고요.

: ShoeTalk<아워페이스> 프로젝트가 10개 브랜드를 다룬 게 인터뷰와 굿즈 제작까지 제작 과정이 만만치 않았겠네요. 회사 다니면서 그 멤버 모두의 일정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고생 좀 했겠어요.

: 강현모맞아요. 다행히 다들 마음이 잘 맞아서 힘든 줄 모르고 재미있게 했어요. 고생한 덕분에 멤버 모두 이직이나 취업 과정에서 포트폴리오로 잘 활용되었어요. 다행이죠.

: ShoeTalk남기신 글만 보아도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고민을 한다는 게 느껴집니다. 작은 것에도 의미를 아끼지 않는 섬세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 강현모저의 MBTI가 ENFJ인데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유형이거든요. 세계 인구의 2.5%, 대한민국에서도 3.5% 미만으로 보기 드뭅니다. 상당히 적은데, 인류애가 넘치고 약간 처지는 사람 있으면 끌어주고, 섬세한 편이며 다른 이의 감정까지도 충분히 고려하는. 화가 났을 때도 바로 표현하기보다는 내가 왜 화가 났는지 한번 거르고 말하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챕터 5. 인생은 소년 만화 : 매 순간 기록하고 관찰하는 삶

: ShoeTalk브런치를 보니 최근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던데, 책을 준비 중인 건가요? 어떤 주제를 다루는가요?

: 강현모출판사에서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 디 에디트의 기고 글, 인스타그램까지 보셨나 봐요. 출판사의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패션 쪽을 다루고 싶었는데 마침 레이더망에 제가 걸렸던 거죠. 현재는 출판사 담당자 분과 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이것과는 다르게 제 개인적으로 내년을 목표로 독립출판 서적 하나를 준비 중이에요. 저의 삶에 대한 것인데 책 제목은 «인생은 소년 만화»라고 하려고요. 소년 만화의 뻔한 클리셰 있잖아요. 부족한 주인공의 성장과 역경 그리고 동료와의 만남,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그런 이야기, 피 터지게 싸운 빌런이 동료가 되기까지 하는 그런 이야기랄까요? 사실, 아직 원고 시작도 못했고 목차 정도만 짜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 ShoeTalk그러고 보니 남기신 글에서 종종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 강현모어렸을 때부터 만화로 학습을 많이 해서 그런가 봐요.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인류 최강이 되었지만 어느 순간 프리더가 등장하고, 또 힘겹게 싸우고.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계속 성장해나가는 그런 과정들이 좋았어요. 현실에 안주하는 삶이 아니라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저에게도 많이 투영하려 했죠. 최고가 되더라도 발전과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 도태되는구나라고 생각한 거죠. 한물 간 챔피언 이야기 흔하잖아요. 이제는 보잘것없는 주인공이 열정을 태워서 도전하고 그 모습에 주변인들이 마음을 열고 함께 변화해나가는 그런 모습, 그런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리뷰 하나를 쓰더라도 스토리텔링을 담으려고 해요. 또, 인생에도 적용이 되더라고요. 지금 만난 상사가 내 인생 최고의 빌런이겠지 하고 극복하고, 도움을 주는 동료를 만나고 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그 고비를 넘기고 다른 부서나 조직으로 가면 또 다른 빌런을 만나는 그런 거요.

«드래곤볼»에서 셀과의 전투를 이겨냈는데 마인부우가 등장하는 그런 거죠. 결국에는 나와 동료들이 힘을 합쳐서 극복할 것이라는. 내 인생은 정말 소년만화 같은 흐름으로 가는구나라고 생각해서 독립출판 책 제목을 «인생은 소년 만화»라고 지은 거에요.

드래곤볼(Dragonball)
드래곤볼(Dragonball)
드래곤볼(Dragonball)
드래곤볼(Dragonball)

: ShoeTalk수백 족의 신발도 정리했는데 만화책 컬렉션도 많이 정리했겠네요?

: 강현모많이 정리했죠. 제가 포켓몬 띠부씰 1~151번까지도 모으고 그랬습니다. 결혼할 때 정리했지만요. 아직 «강철의 연금술사», «원피스», «유희왕» 등의 카드는 갖고 있어요. 유희왕 카드는 지역 대회까지도 나가본 경험이 있습니다. 만화책은 성우분 친필 사인받은 것이 좀 있네요.

: ShoeTalk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글은 언제 쓰시나요?

: 강현모출퇴근 시간에 많이 써요.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작성하죠. 집은 인천이고 회사는 성수에 있어서 1시간 넘게 이동하거든요. 왕복하면 3시간 정도 되니까 이동 중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요.



: ShoeTalk‘인천사람’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방송인 김구라처럼 인천 태생 분들의 나름의 자부심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애착이 있는 건가요?

: 강현모그런 분들도 있긴 하죠. 저는 생각 없이 지었다가 시간이 오래 지나니 애착이 생겨서 계속 쓰고 있어요. 사실 별다른 의미는 없어요. 예전에 나이키매니아 커뮤니티에 닉네임을 지역구로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숍 스태프분들이 발매 정보도 올려주셨는데 성수점, 시청점, 사당점 이렇게 지역 이름을 붙였던 거죠. 저도 그냥 인천에 거주하는 학생이었으니 인천학생보다는 인천사람이라고 해야겠다 한 거죠.

챕터 6. 마케터 강현모의 다음 스텝

: ShoeTalk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관찰력이 좋다고 생각돼요.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보여요.

: 강현모그냥 궁금해요.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 신발 구경도 하고, 어떤 가방을 들었나, 어떤 옷을 입었나 하고 살펴요. 저런 스타일의 사람이 많이 내리는 역은 어떤 곳일까? 마케팅 업무에서도 페르소나를 만들고 이런저런 걸 논하잖아요. 자연스레 그렇게까지도 이어지더라고요.

: ShoeTalk아니, 도대체 언제 쉽니까? 출퇴근할 때 글 쓰고 사람도 관찰하고 추적하고 고민하고.

: 강현모요즘은 퇴근하고 많이 내려놓으려고 해요. 뉴발란스에서 일할 때는 그 패턴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간혹 주말에도 노트북 열고 일하고 월요일에 보고하고 그랬던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조금 여유를 가지려고 하죠. 결혼 이후에는 금요일 저녁부터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죠. 일은 잠시 내려두고 우리 인생 이야기 많이 하려고 합니다.

: ShoeTalk으음. 이렇게 이야기를 다정다감하게 잘하시는 걸 보면 분명 아내분이 좋아하실듯한데요. 0.1%의 남자 아닌가요.

: 강현모다행히 아내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요. 저희 부부는 의무적이라고 할 정도로 대화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노력해요. 핸드폰 내려놓고 이야기하거나,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거나요. 그런데 저도 부족한 게 많죠. 회사 일에 에너지를 많이 쓰면 아내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고요 오늘 제가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 내일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하죠.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16

: ShoeTalk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덕 교과서가 추구하는 바른 사나이 같아요. 무엇보다 자기 단련을 꾸준히 이어온 게 대단해요.

: 강현모하하하. 어렸을 때부터 좀 그랬어요. 내가 다른 이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거나 평가를 하려면, 일단 나부터 잘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군대에 있을 때도 소대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도 말만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이 땀 흘리면서 이끌었는데, 그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내려준듯해요. 대부분의 간부라면 평가만 하거나 함께 뛰고 도와주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나이키의 모토는 치열한 경쟁과 승리잖아요. 그런데 뉴발란스는 튀는 것도 없고, 그냥 잔잔하고 약간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같은 느낌이 있어요. 착한 브랜드랄까요? 뉴발란스를 좋아했던 이유도 저와 비슷한 결이라서 그럴지 모르겠어요.

: ShoeTalk러닝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강현모어제도 15㎞를 뛰었습니다. 주로 밤에 뛰는데 10㎞ 이상을 뛰면 몸이 깨어나게끔 자극을 주는 행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평일에는 10㎞ 이하로 뛰고 잠을 좀 더 자려고 해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날에는 해소 목적으로 조금 더 길게 뛰긴 해요. 보통 일주일에 2~3회 뛰고요. 주말에는 하루 날 잡아서 15㎞ 정도 뜁니다.

예전에는 기록 단축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목적이에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15㎞ 정도는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선수도 아니고 나중에 제 아이랑 같이 발맞춰 뛸 수 있는 아빠가 될 정도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자예요.

남들보다 빨리 뛰는 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빨리 뛴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자기만족이니까요. 몇 초 몇 분 빨리 뛰려다가 부상이 생기면 그만큼 잃는 게 많죠. 직장 동료가 오늘 퇴근 후 같이 뛰자고 하면 언제든 뛸수 있는 그런 몸 상태를 만들어 두는 게 진짜 운동하는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구기 종목에 약한 것도 있어요.

인생은 소년 만화! 인터뷰 with 강현모 interview with khm1406 17

: ShoeTalk마케터 강현모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요?

: 강현모음… 현재 목표는 라이프스타일 디렉터가 되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신발에 미쳐 살았고, 뉴발란스에서 일한 경험도 있으니, 어느 정도 신발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꿈이라는 것을 이루었어요. 이제 좋아하는 것은 해봤으니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덜 가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아이템을 골라서 잘 팔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떨까 해요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을 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회사를 다니면 매출을 내야 하고 직원들이 먹고살아야 하니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는데, 마음이 잘 가지 않으니 몰입이 잘 안되죠. 그래도 이겨내야 하는 게 직장인이겠죠? 

100% 애정을 못 갖더라도, 100% 몰입으로 기획하고 잘 팔리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그런 거요. 직장인이라면, 마케터라면 한번은 뚫고 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해요. 신발이나 패션은 해봤으니까 이제 가구나 가전 뭐 이런것들 아니면 무인양품에서 팔만한 그런 생활 카테고리들의 제품을 다루게 된다면 어떨까 싶어요. 그 아이템을 사람들에게 잘 설명하고 매출까지 올린다면 내가 마케터로서, 직장인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 ShoeTalk제가 오히려 자극을 많이 받고 있는 대화 시간입니다. 일할 때 동료에게 받은 그리고 퇴사 때 받은 메시지를 보면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평이 많던데 저도 충분히 공감해요.

: 강현모제가 부족한데 먼저 저를 찾아주시는 동료가 있다는 건 정말 좋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하자는 분도 여럿 있고, 농담부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죠.

불필요한 인연은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소중한 분들과 보낸 시간을 기록하고, 그 기록이 이어주는 연들을 잘 가꿔 나가고 싶습니다.

More

This is a unique website which will require a more modern browser to work!

Please upgrade today!

error: Content is protected !!

슈톡 뉴스레터 신청

매주 수요일, 한 주간의 국내외 스니커즈 씬을 정리하는 뉴스레터 슈톡(ShoeTalk)을 보내드립니다

You have Successfully Subscrib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