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복 매각 상황 정리(Reebok Sale)
7월 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리복(Reebok) 매각 건을 차분히 진행 중이며 1차로 입찰을 희망한 회사들에 8월 중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곧,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될 리복 매각 건(Reebok Sale)에 대한 현재 상황을 정리한다.
1895년 영국에서 설립된 스포츠 브랜드 리복(Reebok)은 80년대 에어로빅과 피트니스 열풍으로 대성공을 거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브랜드다. 2006년 아디다스가 타도 나이키를 외치며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리복을 인수했지만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마땅한 힘을 못 쓰고 있다.
아디다스는 2021년 3월, 2020년 기업 실적을 공시하는 자리에서 리복의 매각 결정을 공식 발표(adidas Confirms Reebok Sale)했다. 현재 리복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1조 원)로, 아디다스가 2006년 리복을 인수한 금액 38억 달러(약 4.3조 원)에 비해 1/3 수준도 되지 못한다.
리복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어센틱 브랜드 그룹
포에버 21, 브룩스 브라더스, 바니스 뉴욕 등의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어센틱 브랜드 그룹(Authentic Brands Group, ABG)이 아디다스 소유의 리복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타블로이드, 찌라시 취급받는 뉴욕포스트 발 기사라서 어느 정도 걸러서 들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터라(간혹 하나 잘 걸리는 수도 있다) 한번 살펴보자면.
어센틱 브랜드 그룹은 아디다스가 소유한 리복(Reebok)을 인수할 후보 중 한 곳으로 평가받았다. 리복 인수를 위해 신발 제조업체 울버린 월드 와이드(Wolverine World Wide)와 함께 10억 달러(약 1조 원)를 제시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제시한 금액 10억 달러는 리복의 현재 기업 가치 12억 달러에 근접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는 아디다스가 리복 매각(Reebok Sale) 가격으로 생각하는 12억 달러의 갭차이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 개의 법인이 리복을 인수, 아디다스 측에 로열티 지급, 직원 고용 유지 등의 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어센틱 브랜드 그룹은 리복의 브랜드를 라이센스만 구매하고, 제조는 서코니, 케즈, 머렐 등을 소유한 울버린 월드와이드(Wolverine World Wide)에 맡겨 키우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조건들을 맞추는데 서로의 의견 차가 존재했던 것.
어센틱 브랜드 그룹(Authentic Brands Group)
어센틱 브랜드 그룹(Authentic Brands Group)은 포에버21(Forever21),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노티카(Nautica), 나인 웨스트(Nine West), 볼컴(Volcom )등의 패션 브랜드와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의 라이센스 그리고 바니스 뉴욕(Barneys Newyork) 까지, 약 30여 개의 브랜드를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는 업체다.
어센틱 브랜드 그룹의 비즈니스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한번 휘청하거나 한물간 브랜드들을 인수해서 다시금 정상화해 돈을 번다. 쉽게 말해, 파산보호신청 단계까지 간 회사나 브랜드를 인수하여 제조업체와 라이센스를 맺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다.
한번 두각을 나타냈던 브랜드들은 그동안의 브랜드 파워가 있으므로 잘만 관리하면 다시금 정상화하기 수월한데, 바로 이 부분에 큰 능력을 갖춘 곳이다. 현재, ABG 그룹은 글로벌 파트너사 700여곳, 6,000여 개의 리테일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뉴욕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리복의 운명은?
리복(Reebok)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 중 어센틱 브랜드 그룹이 빠졌으니 나머지 리복 인수를 희망한 곳들은 어드벤트 인터내셔널 (Advent International), CVC 캐피탈 파트너스(CVC Capital Partners), 시카모어 파트너스(Sycamore Partners), 케르베르소 캐피털 매니지먼트(Cerberus Capital Management) 등이다. 모두 대형 사모펀드 그룹인 것이 특징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하면 어떤 식으로 운영될까?
작년에 리복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던 중국의 안타 스포츠(Anta Sports), 리닝(Li-Ning) 그리고 슈프림(Supreme)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VF 코퍼레이션(VF Corporation)은 참여하지 않았다. 한때 휠라(FILA)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휠라가 인수해도 재미있을 텐데 지금도 휠라가 잘 되니까 무리할 필요는 없을 테지.
이와 별도로 어센틱 브랜드 그룹은 10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리복 인수 건(Reebok Sale)은 그냥 몸값 불리기와 이슈용이었는지 모르겠다. 리복의 운명은 어찌 될까?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 것인지 혹은 아디다스가 계속 품을지(그럴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다음 달 이후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