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떠나는 스포츠 브랜드 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범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4개월이 넘어가며 장기화 되었고, 결국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 푸마 등 스포츠 브랜드의 러시아 철수와 영업중단(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3일부터 러시아 내 100여곳의 매장을 임시중단 해왔다. 그로부터 3개월 후인 6월 23일, 로이터 통신을 통해 나이키가 러시아에서의 사업 전면 철수 소식이 전해졌다.
아디다스 역시 비슷한 시기인 3월 초에 러시아의 매장 약 500개의 운영을 중단했고, 2009년부터 14년간 이어온 러시아 축구 협회의 후원을 중단했다. 새로운 주인을 찾은 리복(Reebok)도 러시아 매장 운영을 중단했고, 터키의 FLO Magazacilik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푸마(PUMA) 역시 러시아 내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 푸마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맥도널드, 스타벅스 등의 수많은 브랜드와 업체가 러시아에서의 영업 중단과 철수(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는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전쟁이라는 비인도적인 범죄 행위를 규탄하는 입장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모두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축제이며 스포츠 행사 아니던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당연한 입장 표명이자 행동이었다.
Nike has made the decision to leave the Russian marketplace. Our priority is to ensure we are fully supporting our employees while we responsibly scale down our operations over the coming months
Nike said in an emailed statement
하지만, 나이키가 러시아에서 완벽하게 철수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매출 비중이다. 나이키는 러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이 전체의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로, 큰 부담이 없는 편이다. 물론, 28년 전 러시아에 진출하여 지금까지 시장을 닦은 노력이 있다만.
아디다스도 비슷하다. 14년 동안 러시아 축구 협회를 후원하며 유니폼을 만들었고,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인 2020년 러시아 매출은 5.8억 유로(약 7,800억 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중단했고 이제 겨우 회복세로 돌아가는 시점에 러시아에서의 사업 중단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아디다스 CEO 카스퍼 로스테드는 ‘러시아-우크라의 비즈니스 위험을 고려하면 매출이 최대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는 영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의 매출은 아디다스 그룹의 영업이익 2%를 차지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적은데? 큰건가? 음, 큰 것 같다.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는 아쉽다.
러시아에서의 아디다스 사랑은 뭐 모두가 알지 않던가. 구글에서 russia adidas fashion이라고 검색하면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를 비롯해 우리에게 익숙한 러시아 청년 패션이 나온다.
I don’t mean to sound cynical, but it’s getting the balance between the two right because Russia is about 2% of our revenue, and we still need to take care of that, and also make sure that we further develop the 98% of the revenue, which is the global revenue
Kasper Rorsted/ADIDAS CEO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온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푸마 등의 스포츠 브랜드는 러시아 사업에서 잠시 손을 떼고 있지만(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 위기이자 기회는 동시에 찾아오는 법이다. 바로, 러시아 내 자국 브랜드의 성장이 가능하고, 중국 브랜드의 러시아 진출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대비 러시아의 무역이 급격히 늘었다. 올 1분기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나 급증했다. 국제 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EU와 러시아의 교역량은 줄고 있지만, 반사이익으로 중국은 돈을 잘 벌고 있다.
러시아를 혼쭐 내고 싶어한 미국으로서는 패권 경쟁 상대인 중국을 배불리하는 그림이니, 여간 짜증 날 수 밖에 없다.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인도가 필요한데, 이번 전쟁에 있어 침묵을 지키고 실속을 챙기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 세계의 제재로 천연가스와 원유의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틈타 인도와 중국이 가스와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쓸어가고 있다. 그 중, 인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3월부터 6월까지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최소 2,600만 배럴, 이는 지난해 수입 총량 1,600만 배럴을 넘긴 양이다.
인도 자국 스포츠 브랜드는 정보가 없기에, 중국 브랜드만 생각한다면. 안타 스포츠(ANTA)와 리닝(Li-Ning)이 단연 선두다. 중국의 나이키가 될 수 있다고 평가받는 리닝은 베이징 2022 동계 올림픽을 통해 중국 내에서 든든한 입지를 쌓았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의 불매 운동 여파를 틈타 중국 시장을 탈환했다.
안타스포츠와 리닝 모두 중국 브랜드의 한계성으로 글로벌 진출이 어려웠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라는 이벤트로 기회를 맞이했다. 과연, 안타와 리닝이 어떤 결과를 만들수 있을지…
어쩌면, 맥도널드가 떠나고 러시아판 맥도널드가 새로이 바통을 이어 받았듯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가 떠난 러시아 시장을 러시아 스포츠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깨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하는데 대부분 동참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다. 러시아 검찰과 근로감독관 등은 서방 기업이 생산 감축이나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히면 방문 항의와 경고장과 소환장, 체포 등의 압박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는 생산을 줄이거나 일정 숫자 이상의 정리해고를 단행한 서방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니… 그러니까 나이키의 러시아에서의 전면 철수는 입법 이전에 철수하여 손실을 최소화하는 계획이다. 나이키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도 많은 고민을 할 텐데 철수 소식(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이 연달아 이어질 수 있다.
지구 한편에서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집을 잃고, 직장과 이웃을 잃고 있다. 삶이 송두리째 변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아니 전 세계가 이걸 기회로 이용하고자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확실한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깨지고 있는 흐름이다. 이미, 코로나19의 가장 큰 희생자는 미국으로 자존심은 뭉개졌고, 현재 누적 사망자 1백 만 명 이상을 기록중이다. 마스크를 쓰라고, 좀! 양키들아!
여전히 전쟁의 피해는 힘 없는 민간인이 가장 크다. 명령에 따라야하는 군인 전사자는 물론이고. 우리는 언제까지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함을 겪어야하는걸까. 아쉽게도 역사는 반복되며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아프리카 에디오피아 내전으로 50만 명이 사망했고, 예멘 또한 내전으로 400만 명의 난민이 발생중이다. 전 세계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을 뿐, 고작 아프리카라고 생각하니까. 하다못해, 우리 대한민국 역시 한반도 역시 6.25 전쟁으로 남북분단 상태고 휴전 중이지 않은가.
문득, HBO가 제작한 드라마 뉴스룸(The Newsroom)의 오프닝이 생각났다. America is not the greatest country in the world anymore. 여기에서 주어를 대한민국으로 바꾸어보자, 우리라고 별 다를 거 없다.
그저 인류가 더 나은 곳을 향한 곳으로 나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제발. 그래야 우리도 스니커즈/신발을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러시아를 떠나는 스포츠 브랜드(Sports Brands exit from Russia)도 우리와 마찬가지리라. 전쟁(戰爭) 앞에 모든 게 무용지물(無用之物)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