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음주운전, 스킴스와의 협업 Nike drunk driving with Skims
나이키(Nike)와 스킴스(SKIMS)의 협업이 발표되었을 때, 시장은 환호했다. 나이키의 새롭고 신선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뒤따랐고,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영향력 덕분인지 각종 SNS는 순식간에 해당 소식으로 도배되었다. 주식 시장 역시 즉각 반응하며 발표 이후 주가는 약 4% 급등했다. 모두가 반가워해야 할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이 지점에서 묻고 싶다. 과연 스킴스는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와 맞는가? SKIMS가 집중하는 ‘몸’은 분명하다. 그것은 단련되는 몸이 아니라, 보이는 몸, 연출되는 몸이다. 실루엣, 보정, 자신감, 그리고 시각적 완성도. 이 자체로 SKIMS는 매우 영리하고 강력한 브랜드다.
하지만 그 방향이 나이키가 정의해 온 ‘몸’과 같은가? If you have a body, you are an athlete. 이 문장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나이키의 모든 제품, 모든 캠페인, 모든 선택을 관통하는 기준이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스킴스와의 협업을 결정하기 전, 나이키의 리더십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을까? 스킴스는 ‘운동’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그 정의 속에 ‘athlete’라는 단어는 존재하는가?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athlete’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면, 그 결정권자들은 더 이상 나이키를 이끌 자격이 없다. 나이키는 마케팅 회사가 아니라 스포츠 회사이기 때문이다.

SKIMS CEO Jens Grede “Michael Jordan was such an icon — 30, 40 years ago, 15 percent of American teenagers wanted to be a professional athlete. Today almost 20 percent of teens want to be a creator… Isn’t Kim Kardashian the Michael Jordan of the creator generation?”
나이키는 지난 10년간 여성 시장을 집요하게 공략해왔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정 영역에서는 작은 브랜드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고, 여전히 많은 여성 소비자들은 나이키 레깅스보다 룰루레몬의 레깅스를 먼저 떠올린다.
그 과정에서 나이키는 여성 사이즈의 조던과 같은 ‘에너지 제품’을 무리하게 투입하며 단기적인 매출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구조적인 성장이 아니라, 숫자를 맞추기 위한 임시방편에 가까웠다. 진정한 의미의 여성 비즈니스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 조급함의 연장선에서, 이번 SKIMS 협업이라는 선택이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이것이다. 지금의 나이키는 덩치만 커진 겁쟁이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실패를 감수하고 내부에서 답을 찾기보다, 외부의 영향력을 빌려 상황을 모면하려는 선택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문 슈(Nike Moon Shoe)조차도 단독으로 서기보다는 자크뮈스의 힘을 빌려 에너지를 만들겠다는 발상이 등장한다. 문 슈 자체를 어떻게 띄울지 보다 자크뮈스의 힘을 쓰는 게 더 편하니까.
여기에 더해, 지난 몇 년간 ‘디지털’이라는 이름 아래 나이키에 오래 몸담으며 브랜드의 낭만을 지켜온 인력들이 대거 정리되었다. 그 결과, 지금의 나이키에서 과거 우리가 알던 나이키 낭만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
이 협업이 성공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나이키는 ‘겁쟁이’라는 인상을 지우지 못할 것이고, 반대로 SKIMS는 자신보다 몇십 배 큰 회사를 하드캐리한 대단한 브랜드로 기록될 것이다.
SKIMS의 CEO 옌스 그레데(Jens Grede)는 이번 협업을 설명하며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과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을 비교했다. ‘지금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킴 카다시안의 영향력은 분명하다. 그 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이키에게 마이클 조던은 단순한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그는 스니커즈 문화 그 자체이며, 나이키라는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함께 만든 상징이다.
그 무게를 가볍게 비교하는 순간, 이 협업은 문화가 아니라 마케팅이 된다. 나이키 x 스킴스 협업의 진짜 문제는 실패 가능성에 있지 않다. 성공하더라도 나이키답지 않다는 점, 바로 거기에 있다. 브랜드는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조금씩 다른 언어를 쓰기 시작하며 서서히 희미해진다. 그리고 지금 이 협업은, 나이키가 그 위험한 문장 하나를 이미 발화해버렸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