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6개월 전인 2022년 8월 무렵, 성수동에서 ETCKO의 김영준 대표(Interview with Finfo)를 만났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Finfo라는 아이디로 활동하고, 리셀 비즈니스에 몸담기도 했던 그는 막 ETC APP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발히 활동중인 시기였다.
서른 초반의 그는 자신감 있는 어조와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사회 초년생을 막 벗어나고, 직장과 사회생활의 그득히 때가 한참 묻어날 그때쯤 그는 사업을 시작했다. 한창의 실력을 뽐내고 조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그때 말이다.
1인 기업으로서 국내 스니커즈 신에 등장한, 김영준 대표(Finfo)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업을 벌였을까? 그것도 참.어.려.운. 사업으로 평가받는 콘텐츠를 무기로 선택했다.
인터뷰 with Finfo(Interview with Finfo)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ETC_Magazine과 ETC APP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준입니다. 지식인에서 FINFO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셨다고 하는데, 어떻게 신발 업계에 발을 들이셨나요?
처음에는 우연히 친구가 한정판 스니커즈를 컬렉팅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점점, 그 문화에 들어가 하나씩 배우다 보니, 빠른 속도로 커지는 흐름에 비해 한정된 정보, 정품과 가품에 대한 판단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자연스레 스니커즈 문화에 들어왔습니다.
대표님은 굉장히 젋은 나이(30대 초반)라고 생각하는데, 정품 검수 노하우와 리셀 비즈니스까지 경험하셨네요. 그리고 또,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어요. 취업도 생각할 수 있을 텐데 ETC Magazine이라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제가 스니커즈 문화에 들어왔을 때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관련 산업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당시에는 곧 스니커즈 관련 문화 산업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때, 나중에 크게 성장하리라 생각했던 산업 중 하나는 신발을 사기 위한 정보(발매 정보 등 )를 제공하는 플랫폼. 다른 하나는 크림(KREAM)이나 솔드아웃(soldout)과 같은 리셀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위치할 수 있는 정가품에 대한 학습과 다양한 콘텐츠와 발매 정보 등을 좀 더 쉽게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생각했습니다. 바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고 창업하기 전, 어느 정도의 회사 생활 경험이 있는게 좋으니 취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 서울옥션블루에서 첫 회사 생활을 했고, 다음에는 짧게 솔드아웃 플랫폼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어서 ETC Magazine을 창업했습니다.
모바일 기준 ETC 앱 다운로드 링크 https://etcko.page.link/download
스니커즈 이야기
신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신발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앞서 언급한 신발 업계에 어떻게 들어왔는가에 대한 답변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의 영향이 컸지만 직접 들어와서 스니커즈 문화를 배우고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발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그 속에서 조금 더 스니커즈 문화를 쉽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니커즈 Top 3를 꼽자면?
이지 부스트 700 웨이브 러너(YEEZY BOOST 700 Wave Runner), 뉴발란스 993(New Balance 993), 컨버스 척테일러(Converse Chuck Taylor).
현재 보유하는 스니커즈 수량은 어떻게 되나요?
약 40족 정도 되는 듯합니다.
40족 보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차지하는 부피도 만만치 않을 테고. 보관 방법은 어떻습니까?
따로 보관을 관리하면서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신발은 소모품이기에 신발장에 놓고 신는 편입니다.
으음, 저도 사실 신발을 모셔두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무척 공감합니다. 신발장이 빡빡하겠습니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재미있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음. 이전에 한국분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니커콘을 개최한다고 하여 초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스니커즈 관련 행사가 있었고, 매번 오래 있지는 못해도 항상 참석은 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놀랐습니다.
국내나 해외나 모두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마음은 같지만, 국내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그것을 표현하는 편이잖아요? 그런데, 오키나와에서는 정말 자연스럽게 스니커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서로 좋아하는 스니커즈를 교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사고 싶은 제품들을 공유하고, 교환하고, 흥정하는 재미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모습들이 없어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업, ETC Magazine
대표님의 새로운 사업 ETC Magazine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ETC Magazine(@etc_zine)은 ETC가 하는 콘텐츠에 중심이 되는 SNS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스니커즈,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다루며, 별도로 출시한 ETC APP은 그 중 패션과 스니커즈를 주로 다루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ETC APP에서는 폐쇄적이었던 한정판 스니커즈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림을 통해 유저들에게 제공해주며, 한정판 시장에서 정보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정품과 가품에 대한 판단도 함께 제공합니다.
음. 발매 정보를 전하는 플랫폼과 서비스는 정말 많잖아요? 운영하시는 ETC 플랫폼은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발매 정보뿐만 아니라 정가품 검수 등 다양한 콘텐츠가 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정가품 검수가 추가된 상태이며 추후 다양한 서비스들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별도로 운영 중인 ETC APP에서 콘텐츠와 커뮤니티 그리고 정가품 검수 판단까지 제공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한데요. 게다가 1인 기업이신데, 이걸 다 할 수 있나요? 대표님의 생활 패턴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그날에 올릴 콘텐츠를 확인하고 정리합니다. 그 후, SNS에 올릴 콘텐츠를 선정하고 틈틈이 ETC APP에 요청된 정가품 검수 요청 건들을 확인하지요. 이외에는 패션 또는 스니커즈 시장에 대한 소식을 정리하고, 지식인 활동을 진행합니다.
ETC APP에서는 폐쇄적이었던 한정판 스니커즈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림을 통해 유저들에게 제공하며, 한정판 시장에서 정보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정품과 가품에 대한 판단도 함께 제공합니다.
finfo
ETC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활용한 정품 검수는 강력한 무기로 생각합니다. 요새 챗GPT를 비롯해서 그 어느때보다 A.I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실제로 GOAT, 크림은 검수 서비스 과정에서 A.I를 활용한다고 알려져있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가품 검수 서비스에서 아직은, A.I로 검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모 기업에서도 한정판 스니커즈에 대해 AI로 검수하는 서비스를 제작하자고 요청이 왔었습니다. 현재 AI 수준은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같은 수준이라 제품의 정품과 가품을 완전히 분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각 제품의 데이터가 계속 쌓여 어느 정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양이 된다면 다음에는 특정 제품들에 한해서는 AI 검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국내 스니커즈 신은 유튜브 인플루언서의 힘이 강한 것 같아요. 혹시 유튜브 채널 개설은 계획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어떤 것을 다루고 싶은 채널이 좋겠다던가…
유튜브 채널을 만들 계획은 있습니다. 현재 다양한 분야의 글을 포스팅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글과 유저들이 좋아하는 글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특정 분야 또는 제품에 대해 깊게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about 리셀
서울옥션의 엑스엑스블루(XXBLUE)는 국내 리셀 플랫폼 1세대 플레이어 중 하나입니다. 그때, 미술품을 다루는 회사의 새로운 사업이 리셀이라는 것이 흥미로왔어요. 엑스엑스블루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시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합류했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이기도 하고,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엑스엑스블루가 크림 등장 이후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크림이 등장한 지 채 1년도 안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너무나 빨리 사업을 접어서 놀랐어요.
사실, 그 이전에 퇴사한 터라.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 없으나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리셀 업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크림과 솔드아웃이 있고 시장의 파이는 커졌지만, 일방적인 독점입니다.
스니커즈 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문화가 산업보다 크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오히려 산업이 문화보다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그냥 매장에만 가도 살 수 있었던 흔히 올백 포스라고 불리는 제품을 웃돈을 주고 구매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으니까요.
리셀(resell)이 크림이나 솔드아웃과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병행수입이나 리셀 편집샵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분야였죠. 크림이나 솔드아웃과 같은 개인거래(C2C) 중개 플랫폼이 등장해서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고 참여자들이 많아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 너무 과열된 리셀 산업이 스니커즈 문화를 떠나게 하는 경향을 보여 우려됩니다. 산업의 진출을 막는 폐쇄적인 문화는 도태될 수밖에 없지만, 너무 산업적으로 치중해서 기존에 스니커즈 문화를 즐기던 사람들이 떠나면 마찬가지로 도태됩니다. 산업과 문화가 적절하게 조화되어야합니다.
앞으로의 리셀 신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 보는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 입니다. 문화가 커질수록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고, 판매나 구매를 원하는 참여자들이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문화와 산업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표님도 관련 업계에 종사하신 경험이 있으니 하나 여쭈어볼게요. 국내 리셀 플랫폼에서도 중고 아이템이 등장할까요? 전 등장했으면 하거든요.
등장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사업은 계속 새로운 성장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합니다. 크림 같은 경우 이미 다른 플랫폼 인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이미 중고 시장에 진출했다고 생각합니다.
솔드아웃과 같은 경우는 마켓이라는 서비스를 열어 기존 새 상품만 거래하던 플랫폼에서 중고까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했습니다. 아쉽게도 관련 서비스를 뺐지만요.
스니커즈 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문화가 산업보다 크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오히려 산업이 문화보다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Finfo
※ Finfo의 지식인활동은 2017, 2018, 2019 분야별 지식인에 선정 되었을 정도로 매우 활발하다. 2023년 3월 중순 기준으로 전체답변 55,334건, 채택답변 41,986건, 답변채택률 96.5%을 기록중이다. 프로필 링크 : https://kin.naver.com/profile/index.nhn?u=PQ0MyNowh0RZp7Uio9vWIx4d2xNKuheB%2FgQHGHEmmAc%3D
정품 검수
정품 검수 노하우는 어떻게 배웠나요? 국내에서는 마땅한 정보도 부족할 텐데…
처음 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제품들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없어 지인들을 통해 제품들을 받아 촬영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곤 했습니다. 고가의 제품 같은 경우에는 부탁을 드려 직접 찾아뵙고 사진 데이터를 수집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우, 완전 맨몸으로 뛰어든 거네요. 지식인에서의 활동은 언제부터인가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7년입니다. 당시에는 국내에 전문으로 정가품을 봐주는 업체도 없었고, 다음에는 이 기술이 이 시장에서 괜찮은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식인 활동으로부터 얻은 것? 달라진 변화는?
시장에서 저라는 사람을 알리게 될 수 있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1년에 한 번씩 주는 대표 지식인도 3년 연속으로 받다 보니 신문사에서도 인터뷰를 해보고 국내 유명 매거진에서 정가품 관련한 영상도 촬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식인은 제가 스니커즈 시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진행하는 일정 중 하나입니다. 매일 다양한 일을 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지만, 일정한 생활 패턴의 시작을 잡아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양이 적더라도 꼭 지식인에 요청된 답변을 꼭 해드리는 편입니다.
2023년의 계획
2023년의 ETC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2023년에는 ETC 앱 서비스와 SNS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앱에서는 제품 발매 정보와 정가품 검수 서비스, 이렇게 2개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하반기에는 매거진과 커뮤니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SNS도 기존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에서 조금 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숏폼과 같은 영상 위주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두 플랫폼 말고도 유튜브도 진행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