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
약 한 달 전 즈음, 모 커뮤니티에서는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이 화제였다. 한 구매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에센셜 제품을 크림에 판매했는데 가품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은 크림 KREAM 측이 1월 18일 [공지]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거래 관련 주의 당부’ 게시글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지펴졌다. 이슈가 되자 무신사는 의혹 해소를 위해 시간을 갖도록 하고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
그리고 약 한 달 후인 2월 22일, 무신사는 자사의 뉴스룸 웹사이트를 통해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된 ‘에센셜’ 상품에 대한 네이버 크림의 근거 없는 가품 판정과 관련해 알려 드립니다’를 공개해 이번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무신사 부티크 musinsa boutique는 한 달 동안의 의혹 해소 활동을 진행하는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며 논란이었던 에센셜 제품이 정품임을 확인했고, 논란이 있던 제품만 제외하고 에센셜 브랜드 제품의 판매를 재개했다.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는 몇 가지 짚어볼 거리가 몇 가지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주장은 거세지고 있다. 아래와 같이 하나씩 정리한다. 참고로, 난 이해 당사자인 두 업체 소속이 아니고, 누군가의 편을 들어주는 견해가 아님을 밝힌다.
– 논란의 요점 정리
시간순 배열
- 1월 18일, 크림의 가품 정보 게시글을 통해 노출된 무신사 부티크 탭
- 논란 이후, 무신사 측 에센셜 브랜드 제품 판매 중지
- 2월 18일, 무신사에서 크림 측에 게시글 삭제 내용증명 발송
- 2월 22일, 무신사에서 반박 글을 뉴스룸을 통해 공개 : 객체 차이일 뿐이다, 크림의 자기 오류 명시, 해당 제품 제외한 에센셜 브랜드 판매 재개
- 2월 22일, 크림은 추가 가품 정보 게시글 공개, 게시글 삭제 계획 없음
- 2월 23일, 크림 새로운 게시글로 가품 가능성 시사
고민해 봐야 할 것
- 무신사는 에센셜 오피셜 유통망인 팍선(Pacsun)을 통해 공급 받은 제품
- 신뢰에 큰 금이 간 무신사 서비스
- 무신사가 지적한 크림의 자기 오류 지적 : 크림의 검수 통과된 제품에 지적한 포인트가 보이는데?
- 무신사, 정가품 판정은 브랜드의 권한 : 솔드아웃, 크림, 스탁엑스 등의 리셀 플랫폼 검증 서비스는 100% 정품 판정이 불가능한 그런 서비스란 말인가?
- 리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한계, 결국 사람의 손을 타는건 실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100% 검증이 아닌 99.99%를 위해 노력하는 것?
- 피어오브갓 브랜드의 QC 관리의 실패가 원인인가? 코로나 19와 물량 감당을 위해 공장을 나누다 발생한 것인가? 아님 팍선에 문제가 있는가?
- 그동안 크림이 가품 정보 공유 게시글을 통해 쌓아온 인지도가 이번에도 유효할 것인가?
- 무신사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인가? 글로벌 이슈가 될 것인가?
- 법적공방은 이번 이슈가 장기화 될 것을 뜻, 둘 다 손해인데.
- 두 업체간의 공방에 소비자와 국내 스니커즈 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1차 공방 : 크림이 불을 지피다
– 크림의 가품 이슈 공지
리셀 플랫폼 크림 KREAM은 에센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가품을 진행했고, 최종 가품 판정을 내렸다. 크림은 셀러 입장에서 판매 등록에 주의가 필요(수수료 발생하니까~)하다며 가품 포인트로 정리한 정보를 공개했다.
크림은 1월 18일 공개한 [공지]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거래 관련 주의 당부라는 게시글에서 정가품 포인트를 사진으로 공유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신사 부티크의 파랑색 라벨이 노출되었다(나중에 모자이크 처리된 이미지로 교체). 크림은 무신사에서 판매된 제품들에 문제가 있음을 정확히 밝힌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정가품 판정은 거래 체결 후 KREAM 검수센터에 입고된 실물 상품의 상태를 기준으로 하며, 실물 상품의 상태와 관계없는 발매처 정보, 유통경로와 관련된 정보 및 유통 과정 중 발생하는 서류나 증빙 (수입통관필증, 구매영수증, 기타 보증서 등) 등은 검수 및 판정에 있어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구매 영수증, 보증서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서류나 증빙의 위, 변조는 감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KREAM은 현재 가품이 발견되고 있는 동일 유통 경로로 동일 개체를 다수 확보하여 중국 거래 플랫폼인 NICE사에 정가품 감정을 의뢰, 가품 판정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2차 공방 : 무신사는 억울하다
– 무신사는 신뢰에 큰 손상을 입었다
무신사는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에 상당히 억울한 입장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채용 사이트의 무신사 신규사업 부분의 공고를 보면 CEO 별도 조직에서 전폭적인 지원 및 충분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고 밝힐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무신사는 10~20대가 자주 이용하며 저렴한 아이템들이 많이 소비되었고 이를 통해 성장했다. 무신사의 업력이 길어지면서 주 고객층의 연령층도 높아지면서 새로운 영역에 진출 중이다. 20대들에게서 많이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를 다루는 무신사 부티크, 골프의 대중화에 따라 무신사 골프, 키즈, 50~60대 쇼핑 비즈니스까지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중 무신사 부티크 musinsa boutique는 무신사 신규 사업 중 첫 타자인데, 생각지도 못한 논란으로 타격을 받았다. 특히나, 무신사 부티크는 해외 브랜드 쇼룸, 공식 유통 업체 등을 통해 매입과 검수로 진행하는데, 뜬금없는 리셀 플랫폼이 주장하는 가품 이슈는 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사실 어이가 없지).
커뮤니티로 시작해 기업가치 2.5조 원의 유니콘이 된 무신사는 100% 정품 판매를 원칙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세부 상품 이미지에도 브랜드 정품 메시지를 지금까지 담고 있으니,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온 기업 입장에서는 뿔이 날 수밖에.
– 침착하게 대응하는 무신사
무신사는 이번 이슈가 논란이 되었던 1월 말부터 지금까지 큰 반응은 없었다. 사실, 내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절차를 거쳐 수입해온 제품이 가품이라고 저격받는다면 바로 고소미를 날렸을 것 같다.
이슈 이후 한 달 동안 에센셜 판매 중지, 정가품 논란 해소를 위해 들인 실무진과 기업의 시간과 노력, 무신사 브랜드와 기업 가치 손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무신사는 매우 침착하고 논리정연하게 이슈를 정리하는 반박의 글을 공개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인지 CCTV와 유통사와의 협력, 3자 검증 등 신중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운이 나쁘게도 유통사가 사기를 치려고 했다면 모르니까(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는 게 맞다).
사과의 정석이라 불리는 무신사다웠다고 해야 할까? 조만호 대표가 의장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CEO의 경영이 진행되는 무신사는 여전히 이슈를 정면으로 차근히 돌파하는 모습을 보인다. 온라인 비즈니스에서의 이슈 발생 시 대처 능력은 다시 한번 발휘되었다. 그 유전자가 잘 잡혀있다는 게 또 다른 포인트랄까?
– 무신사의 결론은 객체 차이
무신사는 에센셜 브랜드 제품을 팍선 PACSUN을 통해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에센셜은 팍선(PACSUN)/센스 SSENSE/미스터포터 MR PORTER 3곳에서만 공급된다고 하는데, 팍선에서 받은 제품이니 가품 논란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다.
참고로, 팍선 스토어는 1980년에 창업해 다양한 스트리트 브랜드 제품을 편집샵으로 운영해 크게 성공한 곳이다. 업력 40년이 넘은 만큼 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공급처와 유통사, 리테일 스토어다.
팍선은 2020년 6월 기준, 400개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며 약 8천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러니까 팍선도 뒤통수 칠 이유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무신사는 팍선에 연락을 취해 정품임을 재확인했고, 한국명품감정원과 글로벌 명품 감정 서비스 레짓 체크 Legit Check by Ch에도 의뢰하여 정품임을 3자의 입장에서 확인했다.
무신사가 내린 결론은 객체 차이
사실 객체 차이 문제는 나이키 제품에서 흔히들 경험한다. 정품이 가품보다 낮은 퀄리티를 보여주거나, QC의 실패는 익숙하다. 오죽하면 나이키가 나이키했네~ 라고 달래는 상황이 나오고, 가품이 더 진품보다 퀄리티가 좋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으니까.
– 무신사가 지적하는 크림의 자기 오류
무신사는 크림이 정품으로 검수한 제품에서도 크림이 기준으로 내세운 포인트와 다르다며 짚어준다. 정작 본인들이 내세운 포인트들이 무시되면서 거래가 발생되는건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크림은 발주처와 생산지, 유통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객체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 예시로 무신사가 공개한 첨부 사진에는 팍선 Pascun, 센스 Ssense 제품 모두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 정가품 판정은 브랜드 제조사의 고유 권한이다
무신사는 입장문에서 상품에 대한 정·가품 판정은 상표법상 브랜드 제조사의 고유 권한입니다.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에게는 해당 상품을 가품으로 판정할 권한이 없습니다.라고 밝힌다. 법적인 해석으로는 맞는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신사의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서비스는 정품 보장을 자신하며 거래 금액 3배 보상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100% 보장이란 말은 없다는 단순한 워딩 wording의 차이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인가?
크림의 정가품 판정과 솔드아웃의 정가품 판정은 서로 개별로 바라봐야 할 결과물인가? 그렇다면, 리셀 플랫폼들은 100%는 불가능하지만 99.99%를 위해 노력하는 사업자인가? 99.99%로 정품으로 봐야 한다고 인정하는 사업자인가?
상품에 대한 정·가품 판정은 상표법상 브랜드 제조사의 고유 권한입니다.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에게는 해당 상품을 가품으로 판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무신사
3차 공방 : 크림의 무료 검수, 새로운 정가품 포인트
– 논란이 된 제품의 무료 검수와 새로운 정가품 포인트
크림 KREAM은 2월 22일, 이슈가 시작된 한 달이 지나서 공개된 무신사의 반박 글과 동시에 새로운 게시글 [공지]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무상 검수 서비스 안내를 공개한다.
이미 무신사의 반박 글에서 유통사와 제조 공장에 따라 다양한 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졌고, 공식 유통사를 통해 제공 받은 제품인지라 이러한 새로운 포인트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무신사의 반박 글이 공개되고 한 두시간도 지나지 않아 크림의 새로운 글이 올라온 것은 이미 시나리오로 염두하고 자료를 준비해 두었다는 이야기다. 설마, 한 달 동안 기다렸다가 크림이 우연히 무신사의 글과 같이 올리고 크지 않은 시간 차에 글이 공개되는 우연은 아니겠지.
크림은 논란이 된 제품의 정가품을 무료 서비스로 진행해주는 작은 이벤트를 알린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그런데, 크림의 공지에서 옷핀의 사례는 웃겼다. 투머치 같은데…
4차 공방 : 크림의 자신감
2월 22일, 무신사의 반박 글이 정면으로 게재된 이후 다음 날인 2월 23일 퇴근 시간이 되어서 크림의 새로운 게시글 [공지]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관련 추가 안내가 공개되었다.
크림은 자사 플랫폼이 검수한 약 8만 건, 티셔츠 제품만 3천 건의 검수 진행 숫자를 내세운다. 객관적이고 이해가 쉬운 설득의 수단으로 숫자를 밝히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실적을 자신 있게 공개한다. 그리고 무신사의 자존심을 뭉개는 멘트 ‘같은 리셀 플랫폼 사업자로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를 남긴다. 오~
무신사의 자회사 솔드아웃 soldout이 리셀 플랫폼을 진행하니 같은 사업자 아니냐고 한번 꼬집은 거다. 으음. 이건 2월 22일에 공개된 무신사의 반박 글에서 크림이라고 하지 않고 네이버 크림이라고 묶어서 적시한 것과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크림 KREAM은 별도 법인이라 네이버와 다른 법인이므로 별개의 기업으로 봐야 하고, 무신사도 솔드아웃 soldout은 별도 법인이므로 마찬가지로 다른 기업으로 봐야 한다. 많은 이들이 모그룹과 같은 라인으로 보겠지만.
사용자 보호를 위한 리셀 플랫폼 사업자의 노력을, 브랜드사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활동으로 폄훼하는 주장에 대해, 같은 리셀 플랫폼 사업자로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크림 KREAM
크림은 다양한 사진을 공개하며, 중국의 NICE와 일본의 SNKRDUNK로부터 받은 가품 판정 사례, 공식 유통사인 팍선 PACSUN의 구매내역이 있지만 가품 판정 받은 사례를 소개한다. 그러니까 정식 루트를 통해 공급받았다는 무신사를 참 무안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번 이슈의 종착역은 어디로 향하는가?
리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한계
크림은 정가품 판정으로 판매자와 구매자의 중간 역할을 해준다. 리셀 플랫폼 비즈니스가 다 이러한 구조 방식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일은 사람이 한다. 고로 실수가 나올 수 있고 100% 정가품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함정이 있다.
리셀 플랫폼들은 저마다의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 경험, 교육 등으로 끊임없이 정가품 판정에 대한 전문성을 추구한다. 스탁엑스 StockX, 크림 KREAM, 솔드아웃 soldout 모두 100%를 위한 노력하지만 100% 검증이라는 건 어려운 일이다. 리셀 플랫폼의 검증 오류 사례는 수두룩하게 나오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하니까.
피어오브갓, 제리 로렌조가 잘못했나?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의 출발점은 제리 로렌조와 피어오브갓 Fear of God 브랜드의 제조 관리다. 에센셜 제품이 인기가 좋아지고 잘 팔리는지라 제조 공장을 늘려-코로나 19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지도- 판매량을 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제조 공정에서 다양한 공장에서 제작할 경우에도 같은 작업 지시서가 전달되었다 하더라도 언제나 정확하게 나오는 게 아니니까 관리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삐꺼덕한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확장 때문에 품질 관리에 실패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일들이 흔한 사례인지 모르겠지만 피어오브갓 브랜드에 1차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메인 컬렉션인 피오오브갓의 1/10의 가격으로 그 핏과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에센셜 컬렉션 Fear of God Essentials라서 이런 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피어오브갓 대답해주세요.
장기화로 번지고 있는 무신사와 크림의 에센셜 이슈
– 싸움 구경은 제일 재미있다 그런제 머리가 아파진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구경거리가 불구경과 싸움 구경, 물(난리) 구경이라고 한다. 이번 이슈는 스니커즈 씬의 모든 구성원의 이목이 쏠리고 꿀잼, 팝콘각을 만들었다. 수 많은 미디어에서 이런 이슈를 다루고 있는 거로 보아 더 많은 이들에게 리셀 플랫폼과 정가품 논란에 대한 이야기 중이다.
정식 루트를 밝아 제품을 들여온 업체와 리셀 플랫폼 간의 힘겨루기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상황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정식 루트를 밟아 들여온 제품이 가품이란 말인가? 시대적 흐름과 새로운 비즈니스 등장이 만들어낸 결과물인가?
재미있는 건 이슈를 최초 제기한 업체보다 이슈를 받아 해결해야 하는 업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는거다. 이미지 싸움. 정치와 같다.대중들은 최초의 이미지만 기억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선을 앞둔 요즘에 더 절박하게 깨닫는다. 어떻게 공을 넘기느냐 싸움으로 향하고 있다.
사실, 둘 다 조금 유치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개싸움이 되는… 머리가 아파진다.
– 무신사와 크림은 서로 자신한다
무신사는 정품임을 확인하는 공식 입장문과 함께 크림 측에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크림 측은 게시글은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주의사항으로 삭제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번 이슈를 다룬 블로터의 글 – 무신사 vs 크림, 가품 논란 2라운드에서는 무신사와 크림의 관계자 멘트가 소개된다. 크림은 무신사의 정품 주장은 주장일 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진품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며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음을 밝힌다.
무신사 부티크 제품, 특히 에센셜의 경우 정식 유통처에서 수급하는 제품이라 가품이 나올 수 없는 구조, 크림은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일 뿐이며 정품 판단 기준은 브랜드에게 달렸다.
무신사 from 블로터
무신사의 정품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 뿐, 법적 대응 과정 속에서 진품 여부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크림 from 블로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크림은 리셀 플랫폼으로서의 제 역할을 했다. 열심히 검수하고 타 플랫폼에 의뢰 등 객관적 검토를 마련했다. 꼼꼼한 비교 사진은 플랫폼 이용자에게 신뢰를 주었고, 크림의 브랜드 파워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를 마련했다.
다만, 공지 게시글에서 누구나 무신사가 판매한 제품이라는 뉘앙스와 사진은 신중하지 못했던 선택이었다. 크림 역시 여러 각도로 검토하고 확신해서 진행한 것이겠지만 다소 급했던 거 아닌가 싶다.
지난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 인수 건 역시 급발진 중 하나로, 국내 스니커즈 씬의 역대급 비호감 사건이라 평가하는데 이번 건은 안 그러길 바란다. 믿고 있는 무언가가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요기 베라(미국 야구선수, 전설의 포수로 불림)
무신사는 이번 이슈의 해결을 위해 한 달의 시간을 들여 입장 정리를 밝혔다. 그만큼 준비하고 다양한 검토를 했다. 이 과정들을 기록하고 정리한 결과물은 그 자체만으로 타 업체의 모범이 될만한 사례라고 본다(이슈가 있을 때 무성의 대응을 보여 무신사와 비교되었던 임블리 사태가 다시 떠오른다).
무신사와 크림 모두 국내 업계에서 손꼽히는 플레이어들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No.1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이슈로 한쪽이 휘청거릴 정도의 그런 피해는 딱히 예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무신사 vs. 크림 에센셜 정가품 논란 MUSINSA vs. KREAM Essentials Issue는 두 업체 간의 자존심이 걸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상이다.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 두 업체의 법무팀과 실무진은 얼마나 바쁘게 지낼지… 결론이 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또 어떤 입장들이 발표될지 지켜보자.
시간이 흐를수록 미디어와 패션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일단 급하게 결론 내리지 말고 기다리자. 각자 준비한 무기들을 하나씩 꺼낼 시간은 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